[내 사랑, 녹색 세상] 편
열목어
김 재 황
두타연 깊은 소에 꽃이 피고 꽃이 진다,
윗드레와 아랫드레 그 이름이 다정해서
꽃다운 이 민물고기 못 떠나고 숨어 산다.
안주하면 안 된다고 폭포가 늘 깨우기에
그 물길 뛰어올라 상류로 향해 보다가
황급히 다시 돌아와서 가슴을 쓸어내린다.
엎드린 몸뚱이를 숲 그늘이 와서 안고
고요가 맑을수록 잠긴 꿈도 깊고 멀다,
초봄이 닿을 때까지 안으로만 타는 놀빛.
(2002년)
(시작 노트)
내가 열목어를 처음으로 만난 곳은, 양구군 민통선 북방지역에 있는 두타연에서였다. 두타연은 일명 ‘드레못’이라고 하는데, ‘윗드레’와 ‘아랫드레’ 골짜기를 흘러내린 개울물이 수입천 본류와 만나기 전에 ‘소’(沼)를 이룬 곳이다. 수심은 7m나 된다.
열목어는 몸빛이 은빛이고 옆으로 납작하며 비늘이 길고 입이 작다. 눈이 붉다고 하지만, 겉으로는 잘 알 수 없다. 눈 사이와 옆구리․등지느러미․기름지느러미 등에 여러 개의 자홍색 무늬가 산재한다. 등은 황갈색이며 배는 흰색이다. 온몸에 갈색의 반점이 흩어져 있는데, 특히 등 쪽에 많다.
열목어는 냉수성 어종이어서 깊은 산속에 산다. 육식성이며 산란기는 초봄이다. 이 민물고기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이지만, 우리나라 특산종은 아니어서 이북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또는 유럽과 북미 등지에도 분포한다. 현재에 열목어는 양양군․인제군․홍천군․정선군․평창군 일부에서 어렵게 만날 수 있다.
열목어의 새끼는 크기에 따라 그 이름이 다르다. 즉, 함경남도 장진강과 평안북도 압록강 유역과 청천강 상류 지방에서는, 가장 작은 녀석을 ‘펭펭이’ 또는 ‘팡팡이’라고 부르고, 그보다 약간 큰 녀석을 ‘고도라지’라고 한다. 그리고 고도라지보다 조금 더 큰 30㎝ 정도의 새끼를 ‘산치’라고 부른다. 그러나 강원도 오대산 지방에서는 열목어 새끼를 ‘댓잎’(竹葉)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남쪽에서는 열목어를 만날 수 없다. (200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