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이 말이 원말이오/ 작가 미상
[원본]
이 말이 원말이오 가단 말이 원말이오
生사람 病드려노코 가단 말이 원 말이오
가다가 긴 한슘 나거든 난 쥴이오 (아시오)
[역본]
이 말이 뭔 말이요, 떠난다니 뭔 소리요
멀쩡한 나 앓게 하고 간다는 게 뭔 일이요
가다가 긴 한숨 들리면 난 줄이나 아시오.
[감상]
초장을 본다. 작가는 임에게서 청천벽력과 같은 소리를 드는다. 그래서 ‘이 말이 무슨 소리냐 떠난다니 무슨 소리냐’ 하고 되묻고 있다. 여기에서는 ‘무슨’이라는 단어보다는 ‘뭔’이라는 단어가 더 실감을 갖게 한다. 너무 놀라면 말이 짧아진다. 그만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세상에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임이 떠난다는 말이 아니겠는가? 그러니 말도 제대로 나올 리가 없다. 중장을 본다. ‘생사람’은 ‘아무 잘못이없는 사람’이나 ‘아무 관계가 없는 사람’이나 ‘몸이 건강하고 튼튼하여 병이 없는 사람’ 등을 가리킨다. 이를 나는 ‘멀쩡한 나’로 풀었다. 떠난다는 말을 하면, 나는 병이 들게 될 거라는 암시가 들어 있다. 가지 말라고 붙잡을 수는 없고, 날 병들게 하고 떠날 거냐고 항의를 해 보는 중이다. 정말이지, 떠나는 임이 붙잡는다고 안 떠날까? 원망의 말이나 쏟는 수밖에. 종장으로 간다. 하는 수 없이, 가다가 긴 함숨 소리가 들리거든 난 줄이나 알라고 한다. 참 처량한 마음이 아닐 수 없다. (시조시인 김 재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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