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18-7, 오늘날의 가르침은 모든 교재를 살펴 마치는 데만
學記(학기) 第十八(제십팔)
18- 7 今之敎者 呻其佔畢多其訊 言及于數 進而不顧其安 使人不由其誠敎人不盡其材 其施之也悖 其求之也佛 夫然故隱其學而疾其師 苦其難而不知其益也 雖終其業 其去之必速 敎之不刑 其此之由乎(금지교자 신기점필다기신 언급우삭 진이불고기안 사인불유기성교인불진기재 기시지야패 기구지야불 부연고은기학이질기사 고기난이부지기익야 수종기업 기거지필속 교지불형 기차지유호).
오늘날의 가르침은 모든 교재를 살펴 마치는 데만 끙끙대고 언급만 자주 하고 진도만 나가서 안정적으로 돌이켜볼 겨를이 없다. 학인으로 하여금 그 천명(誠)이 성취동기가 되도록 하지 않고 가르침은 그 재능을 다 발휘하도록 하지 못한다. 그 베풂이 도리에 어긋나고 그 탐구도 일그러지는 것이다. 그런 까닭으로 그 배움을 꺼려 숨기고 피하면 스승을 걱정시키고, 그 어려움이 고통스러워지면 배움의 이정마저 알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비록 수업을 마치더라도 끝나자마자 금방 그 수업을 버리게 된다. 교육이 바르게 이루어지지 않음은 이러한 연유 때문이 아니겠는가. 즉, 이 절은 오늘날 교육자의 옳지 못한 교육을 거론하여 앞에서 기술한 바른 교육과 비교한 것이다. 오늘날의 교육자는 부질없이 책을 읽어 그 글을 외게 할 뿐이고 그 깊은 뜻을 연구하지 않으며(신기점필: ‘신’은 ‘음송하는 것’이다. ‘점’은 ‘보는 것’이다. ‘필’은 ‘간독’으로 책. 책을 보아 글을 읽을 뿐, 그 깊은 뜻을 연구하지 않는 것) 공연히 질문을 쏟을 뿐(신: 묻는 것. 질문하는 것)이고 쓸데 없이 말만 많을(언급우수: 여러 가지 일에 언급하는 것. 말이 많은 것) 뿐이다. 서둘러 앞으로 나아가려고 할 뿐(진)이고 학생들로 하여금 안락하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불원기안) 또한 학생들로 하여금(사인) 책을 풍송하게 할 뿐이고 성심을 다하여 전일하게 연구하지 못하게 하고 그 재능의 뛰어난 점을 발휘시켜 전진하지 못하게 한다. 이상과 같은 교육법이기 때문에, 선생이 교육을 실시해도 도리에 어긋나고(기시지야패: ‘기’는 ‘교사’ 또는 ‘선생’을 나타냄. 선생이 교육을 시행한다는 것이 도리어 어긋난다.) 학생이 스승에게 구하는 바도 역시 도리에 어긋난다.(기구지야불: ‘기’는 ‘학생’ 또는 ‘생도’. 학생이 선생에게 구하는 것도 또한 도리에 어긋난다. ‘불’은 ‘戾’와 통함.) 그리하여 그 학문이 유은하여 밝지 못하므로 그 스승을 미워하고 그 학문을 닦기 어려워하여 그 이익을 알지 못한다.(부지기익야) 그러므로 학업을 끝마쳐도 곧 빨리 이것을 버린다.(기거지필속) 가르침의 ‘불형’(불형: ‘형’은 ‘成’과 통함. ‘불형’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그것이 이를 두고 한 까닭인가.
[시조 한 수]
옳지 못한 교육
김 재 황
책 읽기 부질없어 글이라면 외게 할 뿐
깊은 뜻 캐지 않고 음송하게 독려할 뿐
공연히 질문 쏟을 뿐 말만 많이 하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