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18-9, 기발 후 금지는 즉각적인 거센 저항을 감당하기 어렵다
學記(학기) 第十八(제십팔)
18- 9 發然後禁則扞格而不勝 時過然後學則勤苦而難成 雜施而不孫則壞亂而不脩 獨學而無友則孤陋而寡聞 燕朋逆其師 燕辟廢其學 此六者敎之所由廢也.(발연후금즉한격이불승 시과연후학즉근고이난성 잡시이불손즉괴란이불수 독학이무우즉고루이과문 연붕역기사 연벽폐기학 차육자교지소유폐야).
기발 후 금지는 즉각적인 거센 저항을 감당하기 어렵다. 때가 지난 후의 만학은 근고로 인하여 이루기 어렵다. 순서와 절도를 잃고 난잡하면 전수하지 못하고 곧바로 무너져 어지러움을 일으켜 학문 닦음이 안 된다. 홀로 학습하면 친구가 없어 세상 물정에 어둡고 고집이 세게 되고 들은 바가 적게 된다. 흉허물 없는 벗과 어울리면 스승과 엇나가게 되고 술버릇은 학문을 무너뜨린다. 이 6가지는 교육실패의 요인이 된다. 즉, 학생의 악습이 이미 발한 연후에 금지할 때에는, 악욕이 가르침을 막는 데 있어 견강하여(한격: ‘한’은 막는다는 뜻. ‘격’은 ‘견강’을 의미한다. 가르침을 막는 악욕이 견강하다는 뜻) 가르침이 이를 이겨내지 못하게 되어 아무런 효과도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또 때가 지난 연후에 배울 때에는, 긴장이 풀려서 아무리 부지런하고 고생하더라도 학문이 달성되기 어렵다. 또 정도를 생각하지 않고 유년과 소년을 잡다하게 섞이게 하고서 교육(잡시: ‘잡’은 섞는다는 뜻으로 잡다하게 섞이게 하고서 교육을 베푸는 것을 말함)을 실시하여 순조롭지 않을 때에는, 대재는 그 학업을 얕보게 되고 소재는 그 학업을 괴로워하게 되므로 교법이 괴란되어 수업이 되지 않는다. 또 독학으로 벗과 절차하여 그 장점을 취하는 일이 없을 때에는 ‘고루’(孤陋는 固陋와 같음) 또는 ‘과문’하게 되어 진보를 바랄 수 없게 된다. 또 더러워서 부정한 벗(연붕: ‘연’은 ‘褻私’를 말하는데 ‘더럽고 부정한 것’)은 비행에 익어져 있으므로 이와 사귈 때에는 자기도 또한 거기에 물들어 그 스승의 길에 거슬리게 되는 것이다. 또 설사의 비화(연벽: ‘벽’은 ‘譬’와 같은데 ‘譬話’를 말한다.)는 그 몸을 악으로 유혹하는 것이므로 이를 즐길 때에는 그 학문을 망치게 되는 것이다. 이 6가지의 것이 교육을 망치는 근본이다.
[시조 한수]
교육 실패
김 재 황
악습이 생긴 후엔 바로잡기 꽤 어렵고
때 지나 배울 때는 노력해도 힘들다네,
섞으면 대제와 소제 그 교법이 엉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