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18-16, 기문지학으로는 남의 스승으로 모자란다
學記(학기) 第十八(제십팔)
18- 16 記問之學 不足以爲人師 必也其聽語乎 力不能問然後語之 語之而不知 雖舍之可也(기문지학 부족이위인사 필야기청어호 역불능문연후어지 어지이부지 수사지가야).
기문지학(논어 위정11)으로는 남의 스승으로는 모자란다. 반드시 말을 끝까지 ‘그래? 그렇구나!’하며 잘 듣고 더 물을 게 없으면 대화한다. 그렇게 문답해도 모르면 잠시 쉬는 것도 마땅하다. 즉, ‘기문의 학’(기문지학: 고서를 필기하거나 암송하여 배우는 자의 질문을 기다리는 학문. 독서의 학으로서 마음으로 깨치거나 몸으로 실천하는 ‘산 학문’이 아닌 것. 논어 중 공자님 말씀 ‘溫故而知新 可以爲師矣’을 생각)은 이로써 남의 스승이 되기에 부족한 바가 있다. 필기나 암송 같은 말단지사로 치달아 마음으로 터득하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승된 자는 기문의 학을 물리치고 배우는 자의 의견을 들으며 경우에 따라 유도하여(청어호: ‘호’는 어조사로서 ‘청어’를 강조하고 있다. ‘청어’는 ‘배우는 자의 의견을 듣고 경우에 따라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제자를 학문의 길로 인도한다. 그러나 배우는 자가 힘이 모자라 능히 묻지 못한다면 그 알려고 하여 조바심할 때를 기다리고 그런 후에 이에게 말해 주어야 한다. 이에게 말해 주었는데 그대로 충분히 지실하고 추리하여 미지의 것에 미치지 못할 때는 이를 버려두어도(사지: 둔다는 뜻. 버려둔다는 뜻) 괜찮다.
[시조 한 수]
남의 스승
김 재 황
하는 말 그 끝까지 듣고 나서 대화한다,
그 끝에 닿고 나서 잠시 쉬면 마땅하다,
모자라 묻지 못하면 알려 할 때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