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기 19-8, 사람이 태어나서 고요함은 '하늘'의 성이요
樂記(악기) 第十九(제십구)
19- 8 人生而靜 天之性也 感於物而動 性之欲也 物至知知 然後好惡形焉 好惡無節於內 知誘於外 不能反躬天理滅矣 夫物之感人無窮 而人之好惡無節 則是物至而人化物也 人化物也者 滅天理而窮人欲者也 於是有悖逆詐僞之心 有淫泆作亂之事 是故强者脅弱 衆者暴寡 知者詐愚 勇者苦怯 疾病不養 老幼孤獨不得其所 此大亂之道也(인생이정 천지성야 감어물이동 성지욕야 물지지지 연후호오형언 호오무절어내 지유어외 불능반궁천리멸의 부물지감인무궁 이인지호오무절 즉시물지이인화물야 인화물야자 멸천리이궁인욕자야 어시유패역사위지심 유음일작란지사 시고강자협약 중자폭과 지자사우 용자고겁 질병불양 노유고독불득기소 차대란지도야).
[사람이 태어나서 고요함은 하늘의 ‘성’(성품)이요, 물건에 느껴서 움직임은 ‘성’(성품)의 ‘하고자 함’이다. 외물이 이르러 ‘아는 힘’을 알게 하고 그런 다음에 좋아하고 싫어함이 나타난다(形). 좋고 나쁨이 안에서 ‘절’(절제)이 없고 ‘지’(아는 힘)가 ‘외’(외물)에 이끌리어 스스로(躬)를 돌이킬(反) 수 없다면 하늘의 이치가 끊어진다. 무릇 물건의 ‘사람을 느끼게 함’은 ‘속속들이 앎’이 없는데 사람의 좋아하고 싫어함에 ‘절’(절도)가 없다면 곧 이는 ‘물’(물건)이 이르러서 사람이 ‘물’(물건)로 바뀌게 되는(化) 것이다. 사람이 ‘물’(물건)로 바뀐다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끊어지게 해서 사람이 하고자 함을 속속들이 아는 것이다. 이에 있어서 ‘거짓이나사람의 도리에 어긋나는 마음’(패역사위지심)을 가져서(有) ‘방탕하거나 소란스런 일’(음일작란지사)가 있게 된다. 그렇기에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위협하고(脅) 다수인 자가 소수인 자를 사납게 굴며(暴), 지혜 있는 자가 어리석은 자를 소이고 용기 있는 자가 겁쟁이를 괴롭히며(苦) 질병이 있는 자는 ‘양’(양생)을 못하고 노유와 고독을 지닌 자는 그 장소를 얻지 못한다. 이것이 큰 어지러움의 길이다.]
사람이 나면서 고요한 것은 하늘이 부여한 본성이요 물건에 느껴서 움직이는 것은 성품의 욕구이다. 사물이 이르면 아는 것이 생기니 그러한 뒤에 호오가 나타난다. 호오가 안에서 절도가 없고 아는 것이 밖에서 유혹되어 자기 몸을 돌이킬 수 없다면 하늘의 이치가 소멸한다. 대저 물건이 사람을 느끼게 하는 것은 끝이 없어서 사람의 호오가 절도가 없으면 이는 물건이 이르고서 사람이 물건에 변하는 것이다. 사람이 물건에 화합하는 것은 하늘의 이치를 벗어나 인간적인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이에 패역하고 사위하는 마음이 있게 되고 음란한 욕심이 지나치고 난동하는 일이 있게 된다. 이런 까닭에 강자가 약자를 위협하고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며 지혜로운 자가 어리석은 자를 속이고 용맹한 자가 약한 자를 고통스럽게 하며 질병에도 돌보지 않고 늙은이와 어린아이가 홀로 고립되어 거처할 곳을 얻지 못하니 이는 크게 혼란한 길이다.
즉, 사람이 태어나서 고요한 것(靜)은 즉 천성(천지성: 천성)이다. 그리고 외물에 감촉하여 움직임은 성의 욕망인 것이다. 외물이 이르러 감촉되어 지력에 감지되고(지지: 앞의 ‘지’는 知力, 다시 말해서 ‘아는 힘’을 말한다. 아래 구절인 ‘지유어외’의 ‘지’도 이와 같다. 그리고 아래의 ‘지’는 알게 한다는 뜻) 그런 연후에 호오(좋고 나쁨)가 나타나는(形) 법이다. 이 호오는 안에서 절제(節)되는 일이 없고 지력이 외물에 이끌리어 스스로 능히 반성(反)할 수 없을 때는 천성이 멸망하는 것이다. 무릇 외물이 사람에 감촉하는 것이 다함이 없고 그리고 사람의 호오에 절제가 없을 때는, 즉 외물이 들어와서 사람이 그 외물로 화(化)해 버린다. 사람이 외물로 화해 버리면 천성을 멸망하고 사욕을 끝없이 체우기에 이르는 것이다. 이리하여 도리에 어긋나고 거슬리며, 사람을 속이는 마음(패역사위지심: 인륜에 어긋나고 나라에 반역하는 것을 ‘패역’이라고 하며, ‘사위’는 거짓을 말한다. 즉, 거짓이나 사람의 도리에 어긋나는 마음을 말한다.)이 생겨서 음일을 탐하고 소란을 피우는 일(음일작란지사: ‘음일’은 음란한 일에 빠지는 것. 다시 말해서 방탕. ‘작란’은 난을 일으킨다는 것인데 소란을 말함. 즉, 방탕하거나 소란스런 일)이 있게 되는데, 이런 까닭으로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위협하고(脅) 다수인 자가 소수인 자에게 난폭하게 하고(중자포과: ‘중자’는 다수를 말하며 ‘과’는 소수를 말한다. ‘포’는 사납게 군다는 뜻. 즉, 다수가 소수를 들볶는다는 뜻), 지혜 있는 자가 어리석은 자를 속이고 용기 있는 자가 비겁한 자(怯:겁쟁이)를 괴롭히고, 질병 있는 자는 양생을 할 수 없게 되고 노유고독의 자는 그 설자리를 얻지 못하게 된다. 이것이 곧 세상이 크게 어지러워지는 길인 것이다.
[시조 한 수]
절제
김 재 황
사람은 태어나서 고요한 게 천성인데
외물에 감촉하여 움직임은 성의 욕망
그런데 좋고 나쁨을 절제해야 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