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조

우리 동네 우체통/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9. 19. 16:04

          우리 동네 우체통

                         김 재 황


골목길 모퉁이에 우체통이 있습니다,
편지 쓰기 싫어하니 헛배 자꾸 불러 가고
무겁게 졸음 쏟아져 입 벌리고 섰습니다.

오늘은 우체통이 비를 맞고 있습니다,
빨간 몸이 젖을수록 더욱 타는 그 마음을
무심코 옆을 스칠 뿐, 아는 이가 없습니다.
                             (200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