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한라산에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10. 1. 06:37
[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한라산에서
김 재 황
태초에 첫울음을 불덩이로 토해내고
신비한 손을 뻗어 세상 문을 열던 자리
그 숨결 아직 머무니 하늘 저리 시리다.
적막에 배가 부른 비자림이 팔 벌리면
흰 구름 갈 곳 몰라 산봉우릴 맴도는데
전설을 가슴에 안고 골짜기로 가는 바람.
안개가 보자기로 산길을 모두 숨길 때
가다가 선 산자락에 꿈이 쏟아지는 소리
큰 바다 멀리 밀치고 볼이 익는 열매여.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