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대암산 고층습원에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10. 24. 06:11
[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인제 대암산 고층습원에서
김 재 황
산안개 이는 냉기 가득 이는 산정인데
이 나라 모든 시름 질척하게 깔린 평원
고채목 덜 갖춘 몸은 어느 넋을 닮는가.
들어서지 않았으나 정강이 시린 웅덩이
뛰놀다 지친 노루 그 목 타는 갈증 풀고
하늘에 오직 한목숨 걸고 사는 초원이여.
높직이 터를 잡고 물풀들이 어깨 짜니
가슴은 깊은 수렁 빠져드는 긴긴 세월
네 곁에 내 큰 발걸음 조심스레 옮긴다.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