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인제 가칠봉에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2. 10. 25. 06:16
[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인제 가칠봉에서
김 재 황
해발 1천2백43미터 산정에서 앞을 보면
손닿을 듯 피의 능선, 또다시 단장의 능선
매봉은 날개를 접고 독기 서린 눈을 뜬다.
북쪽인 남방 한계선, 적진과 750미터 거리
눈시울을 붉히면서 뒤돌아 남쪽을 보면
긴 세월 뜨겁게 앓고 잠이 깊은 해안분지.
계곡엔 또 함성이 녹음되어 일어서고
매우 놀란 애기나리 낮게 기는 네잎갈퀴
목숨들 우직한 꿈이 벼랑 끝에 걸려 있다.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