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꼬리 치는 삽사리/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2. 4. 07:27
[내 숨결 네 가슴 스밀 때] 편
꼬리 치는 삽사리
김 재 황
반갑게 달려오는 너를 다시 보는구나,
긴 털을 펄럭이며 그리움을 나부끼며
단숨에 내 품 안으로 뛰어드는 복술이여.
선산군 해평면에 몸을 묻고 잠든 영혼
전설은 눈을 감고 배부른 꿈 펼치는데
의구총 세운 비석만 달빛 가득 안는다.
마음껏 안고 놀면 그리 마음 기쁜 것을
한동안 너를 잊고 긴 이명에 멍한 역사
두 눈을 털에 가리고 꼬리 치며 짖는구나.
(199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