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황진이/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2. 24. 06:04
[내 숨결 네 가슴 스밀 때] 편
황진이
김 재 황
저고리 흰 동정이 시름 물빛 여미나니
거문고 줄 짚고 뜯는 열 손가락 쓸린 아픔
아리게 푸른 구슬을 쏟아놓는 소리여.
하늘로 뜨는 별이 그리움에 청청한데
곧게 가른 가리마 길 활짝 문을 열어놓고
청산도 휘감아 안는 바람 이는 소맷자락.
배래에 장단 얹고 붉은 치마 펼치나니
절로 취해 앓는 이승 돌고 나서 눈 가리면
가냘파 떨린 몸짓이 풍란처럼 서럽다.
(199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