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노린재나무/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3. 1. 06:16
[그대가 사는 숲] 편
노린재나무
김 재 황
잎들이 잠 깊으면 그 꿈결은 아늑한데
출렁출렁 타고 노는 마음 아주 어리구나,
깊숙이 안긴 자리에 밝은 불빛 보인다.
봄볕에 닳은 뺨은 아직 붉은 느낌이고
곱게 여민 속눈썹에 아롱아롱 맺힌 이슬
그리면 더욱 그리운 얼굴 하나 내민다.
끈끈한 어둠 속에 시린 별빛 가득한 밤
슬금슬금 익어 가는 열매 가득 기쁨인가,
모두가 작은 입술로 사랑 노래 부른다.
(199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