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팽나무/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3. 28. 05:57
[그대가 사는 숲] 편
팽나무
김 재 황
아침을 먹고 나서 아이들이 노는 소리
숨바꼭질 빠졌는지 여기 살짝 저기 살짝
술래는 눈을 꼭 감고 숨은 아이 찾는다.
큰바람 불어오면 어른들이 비는 소리
동신제를 지내려고 희게 펄럭 검게 펄럭
그 가슴 친친 감기던 금줄 하나 날린다.
어릴 적 떠올리니 요란스런 팽총 소리
전쟁놀이 벌이는데 빨리 쏘고 빨리 숨고
절대로 지면 안 되고 꼭 이겨야 신난다.
(199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