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노간주나무/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4. 4. 06:09
[그대가 사는 숲] 편
노간주나무
김 재 황
푸르고 깐깐하다 내민 잎을 만져 보면
추위를 참고 사는 묵묵함도 느껴지고
거뭇한 가지 사이에 그 아픔이 매달린다.
가슴에 꿈이 있어 별빛처럼 꽃이 피니
다음 해 시월에는 검자줏빛 보람들이
철 따라 양지쪽 찾아 향기 또한 내보인다.
가뭄에 목 탈수록 황사 바람 막아서고
연붉은 몸뚱이야 죽죽 줄을 그었는데
든든한 산울타리로 이웃 사랑 가늠한다.
(199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