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절두산 성지에서/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5. 1. 06:15
[콩제비꽃 그 숨결이] 편
서울 절두산 성지에서
김 재 황
누에가 고개 들고 일어서던 산봉우리
서릿발 두른 칼이 피바람을 일으켰지
우직한 믿음 때문에 댕강 잘린 목숨이.
바람 안은 황포돛배 드나들던 양화나루
한강 물은 슬피 울며 아직 거기 흐르는가,
형장을 한 발 앞두고 주저앉은 복자바위.
말 없는 석각상은 입속으로 성가 욀 듯
하늘 위로 눈빛 두고 바람으로 사는 혼불
꽃 같은 성녀 줄리아 이곳으로 다가선다.
(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