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월롱의 게/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5. 4. 05:59
[콩제비꽃 그 숨결이] 편
월롱의 게
김 재 황
옆으로 기더라도 그 길이야 바른 것을
진흙 속 비틀거린 한 세월이 서러워서
지금은 사라져 버린 고향 게를 그린다.
한 쌍의 집게발은 버렸어야 좋았을 걸
등딱지 말랑한 몸 숨길 곳은 어디인가
덕은리 맑은 물길에 외로운 혼 떠돈다.
하늘도 참다못해 벼락 쾅쾅 때린 날에
수라상 오르던 꿈 깜짝 놀라 도망치고
옥석천 널린 물풀만 게의 걸음 옮긴다.
(200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