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동충하초/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11. 12. 07:09
[묵혀놓은 가을 엽서] 편
동충하초
김 재 황
깊숙한 골짝에서 작게 일던 소용돌이
몸 포갠 가랑잎에 물소리가 흘러들면
저 홀로 추운 목숨이 검은 길을 걸어간다.
조그만 그 몸뚱이 모두 주고 빈 껍질뿐
이웃을 내 몸으로 참사랑을 불사르면
그토록 더운 계절에 또 한 꿈이 일어선다.
(200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