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황토의 노래/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12. 9. 17:54
[묵혀놓은 가을 엽서] 편
황토의 노래
김 재 황
고구마 푸른 줄기 기어가는 그 밭이랑
우리가 지닌 마음 닮아 있는 흙빛이다,
맨손에 속살로 닿아 따뜻함이 느껴지는.
빈터에 호박 심는 내 가슴은 촌스럽고
눈웃음 곱게 짓고 그대 오는 모습 먼데
흙먼지 누런 그곳에 고향 가는 길이 있다.
황소울음 젖어드는 소나무 선 언덕바지
쉬어 넘던 먹구름이 서러움을 쏟고 나면
그 자리 떠날 수 없게 발에 붙는 정이여.
(2005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