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城 잇사되 막으랴/ 이 덕 일

시조시인 2023. 12. 21. 18:42

63.  잇사되 막으랴/ 이 덕 일

 

[원본]

 

잇사되 막으랴 녜와도 할 일 업다

三百二十州의 엇디엇디 딕힐게오

아모리 藎臣精卒인들 의거 업시 어이하리.

 

 

[역본]

 

성 있어도 막겠느냐 너희 와도 할 일 없다

우리 나라 모든 땅을 어찌 어찌 지킬 거요

아무리 충신 병졸도 의지 없이 어쩌겠나.

 

 

[감상]

 

  이덕일(李德一 1561~ 1622)은 조선 중기의 무신이다. 본관은 함평(咸平), ()경이’(敬而)이고 호()칠실’(漆室)이라고 한다. 어려서부터 학문을 닦았으나,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무과에 응시하여 급제하였고, 정유재란 때에는 의병을 조직하여 공을 세웠으며 이순신 휘하로 들어갔다고 전한다. 그 후 절충장군의 자리에 올랐으나, 광해군 때 국정이 문란해지자 향리로 돌아가서 여생을 마쳤다고 한다.

  임란을 당해 성문을 지키려고 해도 군대 체재가 허물어졌으니 여기 와서도 할 일이 없다. 이게 초장이다. 우리 나라 전체 삼백이십 주의 고을을 어찌 지킬 것인가? 이는, 바로 중장이다. 임란 때 조선의 지리멸렬한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시조이다. 이순신 장군이 이덕일을 불러 군기통제의 일을 맡겼다고도 전한다. 이 시조는 우구가중의 네 번째로 기억하고 있다. ‘신신정졸충성스런 신하와 정예 군사를 말한다. ‘의거어떤 힘을 빌려 의지함이다. 나는 이를 의지로 풀었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