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武陵 어제밤의/ 정 철
시조시인
2023. 12. 22. 06:56
65. 武陵 어제밤의/ 정 철
[원본]
武陵 어제밤의 구름이 머흐더니
多情한 鳳凰이 嬌態계워 싸호다가
인간에 떨어진지찰 차자 므슴할다.
[역본]
무릉에서 어젯밤에 구름이 사납더니
다정한 두 봉황이 아양 떨여 싸우다가
속세에 떨어진 깃을 찾아서는 무엇을?
[감상]
정철(鄭澈 1536~ 1593)은 조선 중기의 문인이며 문신이다. 본관은 연일(延日), 자(字)는 ‘계함’(季涵)이고 호(號)는 ‘송강’(松江)이다. 1561년에 진사시에 1등을 하고 이듬해에는 문과 별시에 장원급제하여 벼슬길에 올랐다. 여러 관직을 지내고, 45세 때에 강원도관찰사가 되었을 때 가사문학의 대가로서의 기질을 발휘했다고 한다. 그 후 나이 55세 때 좌의정에 올랐고, 인성부원군(寅城府院君)에 봉해졌다.
초장을 본다. ‘무릉’은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말인데, ‘무릉도원’을 가리킨다. ‘머흐더니’는 ‘사납더니’라는 뜻이다. ‘무릉’이라면 그야말로 낙원이라고 여기는 게 일반적인다. 그런데 ‘구름이 사납다니’ 그게 무슨 뜻인가? 중장으로 간다. ‘봉황’은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새’이다. ‘교태’는 ‘아양을 부리는 모습’을 말한다. 그 상서로운 새가 아양을 떨며 싸운다는 말이다. 종장에서 ‘인간에’는 ‘속세에’로 본다. 속세에 떨어진 깃을 왜 찾을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