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巫山神女들이/ 강 복 중
시조시인
2023. 12. 22. 06:58
66. 巫山神女들이/ 강 복 중
[원본]
巫山神女들이 東嶺川의 조차와서
桃源은 여긔로다 十二峯은 어드메고
져건너 져峯이 긔라호대 나도몰라 하노라.
[역본]
무산에 신녀들이 동령천을 따라와서
도원이 여기구나, 십이봉은 어디인가
저 건너 봉이라는데 나도 알 수 없다네.
[감상]
강복중(姜復中 1563~ 1639)은 조선 중기의 시인이다. 본관은 진주(晉州)인데, 자(字)는 ‘재기’(載起)이고 호(號)는 ‘청계망사’(淸溪妄士)라고 한다. 벼슬은 참봉에 그쳤다고 하는데, 일생을 시골에 묻혀 지내면서 효행으로 이름을 얻었고, 학문은 그다지 깊지 않았다고 전하며 여러 편의 시조 작품을 남겼다. 시조 작품인 ‘수월정청흥가’(水月亭淸興歌) 21수에는 ‘청계망사’로 자처하던 한과 아픔이 가득 서려 있다.
이 작품은 강호 생활에서 오는 감흥을 노래한 전형적인 강호 시조이다. 조선 인조 때 강복중이 무인년 정월 보름에 지은, 앞에서 말한 ‘수월정청흥가’ 중 11째 작품이다. 초장을 본다. ‘무산신녀’는 ‘중국 초나라 양왕이 낮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만났다는 신녀’를 가리킨다. ‘동령천’은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옛 지명 은진에 있는 하천’이다. 무산에 사는 신녀들이 따라올 정도라면? 도원이라니! 그리고 12봉도 있다니! 그러나 작가는 능청스럽다. 자신은 그런 봉을 알 수 없다고 잘라 말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