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한 밤듕 혼자 이러/ 이 정 환

시조시인 2023. 12. 23. 07:23

73. 한 밤듕 혼자 이러/ 이 정 환

 

[원본]

 

한 밤듕 혼자 이러 뭇노라 이내 꿈아

萬里遼陽을 어내닷 단녀온고

반갑다 鶴駕仙容을 친히 뵌 듯 하여라.

 

 

 

[역본]

 

밤중에 홀로 깨어 묻는다네 이 내 꿈아

머나먼 그 심양을 어느 사이 다녀왔나

반갑다 세자와 대군 친히 뵌 듯 여기네.

 

 

 

[감상]

 

  이정환(李廷煥1613~ 1673)은 조선 중기의 학자이다. ()휘원’(輝遠)이고 호()송암’(松岩)이다. 1633년 생원시에 합격. 병자호란 때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이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는데, 그 슬픔을 읊은 게 이 시조라고 한다. 그는 그 후 벼슬을 버리고 시인으로 일생을 보냈다고 전한다. 부모가 돌아가시자 6년 동안 묘를 지켰고 그 일이 조정에 알려져서 숙종 때에는 정문(旌門)이 세워졌다고 한다.

  이는, ‘비가’(悲歌) 10수 중 첫째 작품이다. 초장을 본다. 무슨 꿈을 꾸었던 모양이다. 그 꿈 내용이 무엇인가? 자못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중장으로 간다. ‘만리요양청나라 심양을 가리킨다. 그 곳을 어느 사이에 다녀왔는가를 묻는다. 누가를 보았기에? 심상치 않다. 이제 종장을 본다. ‘학가선용에서 학가세자가 탄 수레 또는 세자를 가리킨다. 그래서 선용세자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여기에서는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을 말한다고 한다. 인질로 간 아픔이 짙게 배어 있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