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霜天 明月夜에/ 송 정 원

시조시인 2023. 12. 24. 16:19

90. 霜天 明月夜에/ 송 정 원

 

[원본]

 

霜天 明月夜에 우러녜는 져 기럭아

北地向南할제 漢陽을 지나건마는

엇더타 故鄕消息치 안코 녜나니.

 

 

 

[역본]

 

서리 하늘 밝은 달에 울어대는 기러기야

북녘에서 남녘 갈 때 서울을 지났겠건만

어째서 고향 이야기 안 전하고 가느냐.

 

 

 

[감상]

 

  송종원(宋宗元)은 태어난 해와 이 세상을 떠난 해가 알려져 있지 않다. ()군성’(君星)이리고 한다. 타향과 세월에 대한 감회를 읊은 시조 9수가 화원악보청구영언등에 전한다. 그는 낚시를 좋아했던 것도 같은데, 시조를 통하여 취적비취어’(取適非取魚, 즐거운 일을 얻었을 뿐, 고기를 얻는 일이 아님)라고 했다. , 당나라 왕발(王勃)의 시 촉중구일(蜀中九日)’에서 시상을 얻은 시조도 있다.

  초장을 본다. ‘상천서리가 내린 하늘이라는 뜻이다. 그리고 명월야달이 밝은 밤이다. 달이 환하게 떴는데 하늘에서는 서리가 내린다. 늦가을이다. 그러니 기러기가 울며 지난간다. 을씨년스러운 풍경이다. 중장을 본다. 기러기는 북녘에서 남녘으로 날아간다. 그러니 서울을 지났을 건 당연한 일이다. 왜 서울을 꼭 짚었는가? 작가의 고향이 서울이기 때문이다. 종장을 본다. 그래서 고향 이야기를 안 전하고 가느냐고 서운한 마음을 내보인다. 참으로 매끈한 작품이다. 솜싸가 놀랍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