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摩天嶺 올나안자/ 송게연월옹

시조시인 2023. 12. 25. 11:10

96. 摩天嶺 올나안자/ 송게연월옹

 

[원본]

 

摩天嶺 올나안자 東海를 구버보니

물밧긔 구름이요 구름밧긔 하늘이라

아마도 平生壯觀은 이거신가 하노라.

 

 

 

[역본]

 

천마령 올라앉아 동쪽 바다 굽어보니

물 밖은 구름인데 구름 밖은 하늘이네

내 일생 멋진 광경은 이것인가 여긴다.

 

 

 

[감상]

 

   송계연월옹(松桂煙月翁)은 조선 영조 때의 가인(歌人)이라고 한다. 태어난 해와 이 세상을 떠난 해는 밝혀지지 않았다. ‘고금가곡’(古今歌曲)의 편찬자라고 하는데, 이름은 모르고 송계연월옹은 호()라고 짐작한다. 이 시조로 보아서 젊어서 벼슬을 하다가 만년에 강호로 돌아왔다고 여겨지며, 일흔 살에 고금가곡’(古今歌曲: 심심풀로 썼다고 함)을 편찬하여 그 안에 자작 시조 14수를 붙였다고 전하고 있다.

  초장을 본다. ‘천마령은 함경남도 단천군 광천면과 함경북도 학성군 학남면 사이의 도계에 있는 고개이다. 높이는 725미터. 그 고개에 올라앉아 동쪽 바다를 바라본다. 얼마나 아르마울까. 중장을 본다. 물이 넓게 펼쳐져 있는데, 그 밖에는 구름이 떠 있다. 그 구름 밖이 바로 하늘이다. 바다와 하늘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바다와 하늘, 두 가슴이 모두 푸르디푸르다. 바로 껴안고 있는 것이다. 그 깊은 사랑이 얼마나 멋지겠는가. 그래서 적가는 내 일생 멋진 광경이라고 했다. 웅장하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