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오날이 오날이쇼서/ 작가 미상
시조시인
2023. 12. 25. 18:40
99. 오날이 오날이쇼서/ 작가 미상
[원본]
오날이 오날이쇼서 每日에 오날이쇼서
졈그지도 새지도 마르시고
새나마 晝夜長常에 오날이 오날이쇼서.
[역본]
오늘이 오늘이게 날마다 오늘이게
밝지도 저물지도 하는 일이 절대 없게
새어도 항상 밤낮에 또 오늘이 오늘이게.
[감상]
정말이지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이다. 어제는 지나갔으니 별로 볼일이 없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이야기할 것이 못 된다. 오늘을 열심히 사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작가는 ‘오늘이 오늘이게’를 크게 외친다. 세상에 오늘만 있다면 늙을 일이 뭐가 있겠는가. 세월도 여기에서 멈추어 버릴 게 아닌가. 오늘을 오늘답게 사는 게 참으로 중요하다. 이게 초장이다. 중장으로 간다. 오늘이 그대로 멈추어 있으려면 절대로 저무는 일도 밝는 일도 없어야 한다. 저물고 다시 밝으면 내일이 되기 때문이다. 오늘은 언제나 내일을 준비하지만, 그것이 바로 살아있다는 증거가 된다. 보람 있는 오늘을 살기 위해 모두가 땀을 흘리고 있다. 종장으로 간다. ‘새어도’는 ‘비록 새더라도’라는 뜻이다. 그리고 ‘주야장상’은 ‘밤이고 낮이고 늘’이라고 풀이된다. ‘장상’은 ‘늘 계속하여 언제나’라는 뜻이다. 그래서 나는 ‘주야장상’을 ‘항상 밤낮에’라고 소리걸음에 맞추었다.‘병와가곡집’ 등 여러 곳에 수록됨.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