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兄弟 내실적의/ 박 인 로
시조시인
2023. 12. 26. 06:09
105. 兄弟 내실적의/ 박 인 로
[원본]
兄弟 내실적의 同氣로 삼겨시니
骨肉至親이 兄弟갓치 중할넌가
一生에 友愛之情을 한몸갓치 하리라.
[역본]
형 아우 내실 적에 같은 피로 생겼으니
뼈 살 나눈 가까움이 형제같이 무거울까
한 삶에 믿고 아낌을 한 몸처럼 하겠다.
[감상]
박인로(朴仁老 1561~ 1642)는 조선 중기의 가사문학의 대가이자 무인이다. 자(字)는 ‘덕옹’(德翁)이고 호(號)는 ‘노계’(蘆溪) 또는 ‘무하옹’(無何翁)이다. 39세 때에 무과에 급제하여 만호(萬戶)로 부임했고, 41세 때에는 친구 한음(漢陰) 이덕형을 찾아가서 감을 대접받고 이 시조, 즉 ‘조홍시가’(早紅柿歌)를 지었으며, 45세 때 통주사(統舟師)로 부임하여 무인다운 기개의 ‘선상탄’(船上嘆)을 지었다고 전한다.
이는, ‘오륜가 형제우애’ 5수 중 첫째 작품이다. 초장을 본다. ‘동기’는 ‘같은 기운’을 말하는데, 나는 ‘같은 피’라고 했다. 부모님이 같으니 어찌 같은 피가 아닐까? 보통은 ‘동기’라고 하면 ‘형제자매’를 가리킨다. 중장을 본다. 같은 부모 밑에서 태어났으니 그 가까움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골육지친’이 ‘뼈와 살을 나눈 지극히 가까운 혈족’을 가리킨다. 그러니 형과 아우의 책임이 무겁다. 종장을 본다. 그러니 살아서 사랑하는 정을 지녀야 한다고 작가는 강조한다. 믿고 따라야 한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