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콩제비꽃 그 숨결이/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12. 30. 07:14

[내 사랑, 녹색 세상] 편

 

         콩제비꽃 그 숨결이

 

                                               김 재 황

 

어디서 날아왔는지 작디작은 씨앗 하나

흙만 있는 분()에 내려 새의 부리  내밀더니

여름내 깃을 다듬어 그 숨결이 뜨거웠다.

 

가을도 기울었는데 엷디엷은 푸른 줄기

차마 그냥 둘 수 없어 방() 안으로 옮겼더니

이 겨울 날개 소리에 꿈자리만 차가웠다.

 

 

(시작 노트)

 

  빈 화분에 화초를 심으려고 흙을 담아 놓았는데, 어느 날인가 보니 아주 귀여운 풀이 수북하게 돋아나 있었다. , 그 빈 화분에 그렇듯 새로운 생명이 움트고 있을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

  반가우면서도 신비스러운 마음을 지니고 나는 가까이 다가가서 들여다보았다. 그 풀은, 다름 아닌, 콩제비꽃이었다. 그 동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건만, 어느새 꽃망울까지 내보이고 있었다.

  콩제비꽃은 일명 콩오랑캐또는 조갑지나물이라고 한다. 그 이름에 나물이 붙었듯이, 그 어린 순을 나물로 먹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민간에서는 부인병 등의 약으로도 사용한다.

  콩제비꽃은 꽃보다도 그 잎이 예쁘다. 뿌리잎은 콩팥 모양이고, 줄기잎은 넓은 염통 모양이다. 낮은 지대의 습한 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작으면 5정도이고, 크면 20정도까지 자랄 수 있다.

  꽃은 봄에 핀다. 꽃이 희고, 엽액(葉腋)에서 나온 긴 화경(花梗)1개씩 달린다. 꽃잎은 9안팎인데, 측판(側瓣)에 털이 있고, 순판(脣瓣)에 자줏빛 줄이 있다. 물론, 콩제비꽃도 제비꽃 종류이니만큼 ’()를 지니고 있다. 그 크기가 3정도이다. 는 바람이 불 때에 배의 키와 같은 역할을 함으로써 꽃잎을 안전하게 보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