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고시조 감상

이 밤이 길고 기다/ 작자 미상

시조시인 2024. 1. 11. 06:15

199. 이 밤이 길고 기다/ 작자 미상

 

[원본]

 

이 밤이 길고 기다, 남의 밤도 이리 긴가

밤 길고 낫 져른이 수심 만한 타시로다

슬프다 어는 때로나 수심 업시 밤 새리오.

 

 

 

[역본]

 

이 밤이 길고 길다, 남의 밤도 이리 길까

밤 길고 낮 짧으니 수심 많은 탓이구나

슬프다 어느 때에나 수심 없이 밤 지낼까.

 

 

 

[감상]

 

  초장을 본다. 먼저 작가는 이 밤이 길고 길다.’라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그리고는 남의 밤도 이리 길까.’라고 남의 경우는 어떤가를 살핀다.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처한 상황에 따라서 밤은 얼마든지 길어질 수도 있고 짧아질 수도 있는 법이다. 비교적 나쁜 일이 앞에 닥치면 그 밤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그 반대로 좋은 일이 앞에 닥치면 그 밤이 짧아진다. 중장을 본다. 그가 밤이 길고 낮이 짧은 까닭은 수심이 많기 때문이라고 스스로 판단한다. ‘수심이란 매우 근심함또는 그런 마음을 나타낸다. 기쁨이 많으면 밤이 짧아진다는 사실을 그는 안다. 아무래도 낮에는 여러 가지 일이 닥치니 잠시 지닌 수심을 잊기도 한다. 그 때문에 낮이 짧아진다고 본다. 그러니 많은 수심을 줄이는 수밖에. 그래야 밤도 짧아진다. 종장을 본다. 작가의 수심은 무엇인가? 임과 헤어졌는가? 쉽게 풀지 못할 가정사가 있는가? 그도 아니라면 누가 아픈가? 그러나 수심은 끊일 날이 없다. 그게 다 한이다. (시조시인 김 재 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