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산불을 보며/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2. 11. 07:48
[서호납줄갱이를 찾아서] 편
산불을 보며
김 재 황
대번에 사라진다, 호화롭던 대궐 한 채
이것 잘 보라는 듯 불을 붙여 밝힌 소멸
내 몸도 내 것 아님을 지금에야 알겠네.
거멓게 탄 자리에 재만 겨우 남겠지만
그게 바로 시작임을 또 그분은 보이시리,
하나둘 푸른 싹들이 새살인 듯 돋는 부활.
처음과 마지막이 뜨겁고도 가볍구나,
태어나선 울었으나 떠날 때는 가벼운 춤
나 또한 그런 모습을 보일 수가 있다면---.
(2005년 4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