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얼음의 소리/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2. 13. 06:10
[서호납줄갱이를 찾아서] 편
얼음의 소리
김 재 황
매서운 눈초리에 몸을 잔뜩 웅크리고
새파란 원한이야 안 품은 듯 새침한데
이따금 참지 못하고 그 가슴은 쩡쩡 운다.
깨금발로 달려와서 안겨들던 여울 소리
무지개를 등에 지고 매달리던 폭포 소리
귀울음 질긴 아픔을 어금니로 물고 있다.
모질게 찬 손길이 긴 채찍을 내리쳐도
한 번 다문 입술만은 끝내 열지 않았으나
봄바람 솔솔 닿으니 그만 모두 무너지네.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