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상황/ 김 재 황
시조시인
2024. 3. 12. 05:33
[서호납줄갱이를 찾아서] 편
상황
김 재 황
추위가 흘러드는 살기 힘든 산골짜기
겨우내 눈보라가 그리 씽씽 몰아쳐도
봄이면 참꽃나무에 붉은 꽃이 핍니다.
가슴에 안겨드는 불덩이를 재워 두고
무거운 기다림에 빈 바람을 머금지만
해마다 보신각에선 푸른 종이 웁니다.
강물을 따라가는 나의 지친 걸음걸이
어둠이 앞을 막고 자갈길은 끝없는데
지금은 까치고개로 하얀 달이 뜹니다.
(2009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