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구에서 서귀포까지] 편
파주 사미천에서
김 재 황
북에서 시작되어 맑게 흐르는 물길에
민통선 철책 따라 지닌 뜻을 새겨 가면
한 가닥 풀린 시름이 임진강에 닿는다.
성급한 누치들이 물살 거슬러 오르고
모래밭 고운 터에 뿌리 뻗은 갈대의 꿈
아, 여기 조약돌만이 지난 세월 말하는가.
일평생 가꾸어 온, 오직 푸른 소망으로
실향민 그 뼛가루 몇 줌 여기 뿌렸는지
귀 시린 숨소리인 양 물비늘이 빛난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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