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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같은 길/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히말라야 같은 길 김 재 황 우리가 사는 일이 험하기가 이와 같아걸음을 내디딜 때 가빠 오는 숨결인데멀찍이 하얀 눈빛에 내 마음이 씻긴다. 세수를 안 한다고 어찌 그걸 탓하는가,오히려 지닌 마음 닦아야만 하는 것을먼동에 야크 소리가 내 귀에는 가볍다. 살결은 거칠어도 깊고 맑은 그 눈동자날마다 오르는 길 열린 하는 이어지고여기가 티베트인데 꿈 한 자락 날린다. (2021년)

오늘의 시조 05:53:30

고비/ 김 재 황

[달을 노래히디] 편 고비 김 재 황 산이나 또 들이나 눈에 띄는 양치식물높이 든 초록 깃발 안쓰럽게 날리는데삶이야 무거운 걸음 낮은 자리 이른다. 믿음은 다만 하나 펼쳐 놓는 깃꼴겹잎어려운 그때마다 옅은 안개 덮여 오고손에 쥔 떨기 안에서 숨소리가 커진다. 오늘도 안 보이게 깊이 묻는 뿌리줄기열리는 저 하늘에 흰 구름이 멀어지면꿈마저 사막과 같은 모래 언덕 이룬다. (2021년)

오늘의 시조 2025.04.30

얼굴/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얼굴 김 재 황 참됨을 알려거든 그의 눈을 먼저 봐라,쓸어 논 후수같이 맑아야만 좋은 것을세상에 태어났을 때 보인 대로 아니다. 잘남이 어떤지는 그의 코를 바로 봐라,빚어 논 태산처럼 오뚝해야 멋진 것을가슴에 간직하는 뜻 잃게 되면 아니다. 사귐을 바라거든 그의 입을 다시 봐라,쏟아 논 말이라도 지켜야만 옳은 것을하늘이 알아줄 믿음 지닌 때가 진짜다. (2021년)

오늘의 시조 2025.04.29

연꽃 마음/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연꽃 마음 김 재 황 있는 게 무엇이고 없는 것은 무엇인가,가진 것 내버려서 넉넉하게 비운 마음바람이 살며시 부니 온 매듭이 풀리네. 예쁜 게 무엇이고 미운 것은 무엇인가,보는 것 깊어져서 안쓰럽게 붉은 마음강물이 그저 스스로 낮은 데로 흐르네. 오는 게 무엇이고 가는 것은 무엇인가,머문 곳 멀어져서 너그럽게 지는 마음구름이 걷히고 나면 새 하늘이 열리네. (2021년)

카테고리 없음 2025.04.28

나무/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나무 김 재 황 여럿이 모여 서서 우거진 숲 이루는데힘차게 손과 손을 마주 잡는 나날이여든든히 높은 하늘을 굳게 믿고 있구나. 어느새 봄이 가니 무더위가 성큼 오고힘겨운 너와 내가 쉬고 싶은 마음이여마땅히 짙은 그늘을 깔아 놓고 있구나. 바람이 불고 나서 긴 강물이 깊어지면힘내듯 잎과 잎에 퍼져 나간 숨결이여가볍게 오늘 하루도 길을 가고 있구나. (2021년)

오늘의 시조 2025.04.27

조국/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조국 김 재 황 먼동이 막 트이니 흰옷 입고 오는 기척뜰 안에 피어 있는 무궁화가 방긋 웃고,밤새운 물레 소리만 저 큰 산을 넘느니. 갓 쓰고 살았으나 못 다 부른 애국가여참 곱게 머리 땋고 남치마로 그네 뛰면,멍에 맨 황소 한 마리 흐르듯이 나서지. 가볍게 짚신 신고 걸어온 길 멀고 긴데초가집 그 한 채에 가야금도 슬피 울고,꽤 지친 삼천리 땅이 편할 날은 언젤까. (2021년)

오늘의 시조 2025.04.26

하늘/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하늘 김 재 황 우리가 믿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새파란 그 빛깔이 바른길에 뜻이 있고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냥 두지 않는다. 찌푸린 날이 되니 가슴속은 더 어둡고번개가 치고 나서 우레마저 울고 나면대번에 얼굴을 묻고 싹싹 빌게 된단다. 몸과 맘 깨끗한들 지은 죄가 없겠는가,안 먹고 못 사는데 어찌해야 좋겠는지스스로 거듭 물으며 땅만 보고 걷는다. (2021년)

오늘의 시조 2025.04.25

사기꾼/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사기꾼 김 재 황 속여도 속는 줄을 모르는 게 속상하고어찌나 뻔뻔한지 넋을 뺏겨 멍한 모습무엇에 홀린 것같이 어둠 안을 헤매지. 들으면 모든 이가 어김없이 솔깃한 귀말마다 옳을 듯해 서서 듣게 만드는데정말이 거짓말 안에 섞여 있긴 하다네. 기름을 칠했는지 번지르르 말 몇 마디저절로 입 벌리듯 멋지다고 믿게 하니그 옷을 모두 벗겨도 부끄러움 모르리. (2021년)

오늘의 시조 2025.04.24

꿈꾸는 목포행/ 김 재 황

[달을 노래하다] 편 꿈꾸는 목포행 김 재 황 어둠이 걷혔을 때 무얼 먼저 하겠는가.둘이서 약속했지 두 손가락 마주 걸고신나게 열린 항구로 놀러 가길 꿈꿨지. 바다를 안았으니 차린 대로 입맛 따라의젓한 갯바위야 보는 대로 마음 따라유달산 오르고 나면 두 가슴도 뛰겠지. 떠날 땐 아무래도 덜컹대는 버스 말고기차를 타야 하지 더욱 좋긴 완행으로언젠가 이루어질 날 크게 외칠 만세지.

오늘의 시조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