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문/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좁은 문 김 재 황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 문을 두드릴 때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라면 멀리했네,하얗게 밤을 새우며 공부한 날 많기에. 철나서 손 모으고 시인의 꿈 가졌는데 얼마나 등단 벼랑 떨어진 적 잦았던가,힘들게 들어선 길을 어찌 쉽게 버릴까. 시조를 짓는 이가 적지 않게 나설수록여럿이 가는 대로 따라가면 좋지 않지남달리 반듯한 형식 오직 홀로 지키리.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30
돌하르방/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돌하르방 김 재 황 얽어서 정이 깊은 품 안으로 뛰어들면문주란 하얀 꽃이 피는 얘기 솔깃한데가벼운 갈매기 손짓 먼 수평선 당긴다. 아이가 귀를 여니 헛기침이 들리는 듯점잖게 보이려고 새김 눈을 크게 떠도가득히 감춘 어짊을 숨길 수가 있을까. 이월에 피는 동백 붉은 꽃잎 얼얼하고바닷가 선 돌기둥 쓸린 자리 쓰릴수록멋대로 벙거지 얹고 옛 탐라국 그리나.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9
석가 오시니/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석가 오시니 김 재 황 거슬러 그 긴 해가 올라가길 이천오백아버진 숫도다나 또 어머닌 마야 왕비,멀고 먼 카필라성에 귀한 왕자 나셨네. 왕이야 마흔 돼서 늦게 얻은 아들이니갖가지 따져 보고 이름 골라 싯다르타,헛되이 꼭 이레 만에 어머니가 가셨네. 어려선 베인 듯이 안타까운 벌레 목숨젊어서 비와 아기 그냥 두고 출가했지,육 년을 수행한 끝에 샤카무니 되셨네.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8
낙엽/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낙엽 김 재 황 만나면 그 언젠가 헤어짐이 올바른 답알맞게 다다른 때 미련 없이 떠나는데서운히 보낼 줄 아는 마음자리 얻는다. 잡았던 손을 놓는 그게 어디 미움인가,눈보라 꽤 사나운 한겨울을 견딜 채비스스로 돌며 내려서 땅의 시림 덮는다. 마땅히 잘 썩어야 너그러운 거름 되고햇빛을 마주하고 춤을 춰야 꽃이 핀다,그리움 짙은 저 서쪽 탐스러운 열매여.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7
믿음직한 비파나무/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믿음직한 비파나무 김 재 황 줄기가 쑥쑥 커서 멋을 갖춘 모습인데잎들은 보기 좋게 굵은 손금 자랑하지기대면 넉넉한 마음 느낄 수가 있다네. 꽃이야 가을 돼서 추레하게 눈을 떠도내보인 그 열매는 동글동글 밝은 얼굴깨물면 새콤달콤한 그 맛 땜에 놀라네. 건강을 누가 감히 견주려고 나설 건가,이웃인 우리까지 나쁜 병을 고쳐 주지벗하면 든든한 믿음 안고 살게 된다네.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6
사는 길/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사는 길 김 재 황 눈 번쩍 환하도록 거침없이 만나는 것스스로 그 마음이 휘어지게 가 닿는데누구도 내가 사는 길 막아서지 못한다. 꼭 맘껏 고르는데 바꿀 일은 없겠는가,잘못을 알게 되면 얼른 옳게 고쳐야지아무도 네가 사는 길 참견하지 않는다. 줄을 맨 코뚜레로 이리저리 이끄는 듯 하늘이 하라고 한 명령일 때 어찌하나,온 힘을 한곳에 모아 앞으로만 달린다.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5
야생마/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야생마 김 재 황 파랗게 넓은 풀밭 열려 있는 들녘인데바람이 살살 부니 기운차게 놀아 볼까,오로지 달리는 일이 하늘에서 내린 뜻. 갈기를 날리면서 네 발굽을 모아 뛰면냇물이 흐르는 듯 낮은 길이 따라오고숨결을 모으는 곳에 곱게 앉은 숲정이. 힘차게 땅을 딛는 숨소리도 매우 큰데울림은 또 어떤지 두드리니 장단 가락신나서 목을 흔들면 움츠러들 저 산들.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4
땅벌/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땅벌 김 재 황 참은 듯 말마디가 땅속에서 몸 내밀고땡볕을 줄무늬로 짙게 두른 여름 한낮잘 벼린 사투리 따라 산언덕을 오른다.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3
기별/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기별 김 재 황이렇듯 참 힘든데 잘 견디며 지내는지서둘러 전화하니 정 가득한 벗 목소리더욱더 건강 조심을 몇 번이나 말했네.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2
대한 절기에/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대한 절기에 김 재 황 무엇이 이 계절을 겨울답게 가꿔 주나,큰 추위 앞장서고 작은 추위 따른다네,이름은 바뀌었으나 꿈길 가듯 꽃 핀다.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