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책 소개 47

가지런한 시조집 '어치 논다'

책머리에 짓궂게도 “왜 시조가 민족시(民族詩)인가?”라고 묻는 이가 있다. 시조가 이 땅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났고 오랜 뿌리가 있다는 점 등을 제쳐 두고라도, 그 이유는 많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윤재근 교수의 글을 빌린다. “현대시는 예유기(銳唯己), 즉 나만(唯己)을 날카롭게 하여(銳) 남달리 의식(意識)하라고 하지만, 본래 시조는 너와 나를 하나로 묶는 흥(興)을 누리게 하여 ‘너와 나’를 ‘우리’가 되게 한다.” 그렇다. 우리 민족은 흥이 많다. 이미 월드컵의 그 흥을 보지 않았는가. 시조 분야에도 전업 시인과 부업 시인이 있다. 전업 시인이라면 어찌 하루인들 시를 짓지 않고 견디겠는가? 그래서 다작(多作)이다. 부업 시인은 절대로 많은 시를 쓸 수 없다. 그래서 과작(寡作)이다. ‘개 꼬리 삼 ..

내 책 소개 2022.01.02

팔순기념 시조선집 '하나 둘 셋'

책머리에 해마다 열심히 살았다. 그러나 한 해 한 해에 어떤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그런데 열 살 아래인 아우가 나에게 ‘팔순이 다 되었음’을 일러준다. 벌써 그렇게 되었는가. 그야 어떠하든 나는 그저 내가 할 일을 하면 된다. 그런데 어쩐지 마음이 개운하지가 못하다. 옆구리를 찔려서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내가 또 한 고개를 넘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니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그래서 작품들을 훑어보았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작품이 더러 있다. 나는 그 작품들을 골라서 그릇에 담았다. 이른바 ‘팔순기념 시조선집’이다. 단수시조를 비롯하여 두 수 연시조와 세 수 연시조를 한데 묶었다. 그래서 시조집 제목이 ‘하나둘셋’이다. 시조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일독을 바란다. 녹시 김 재 황 차..

내 책 소개 2022.01.02

가지런한 시조집 '서다3'

책머리에 새벽에 일찍이 일어나서 출근을 할 때가 참 좋았다. 사람은 많이 움직여야 건강에 좋은데 요즘은 돌림병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니 몸도 마음도 우울하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던가. 그 말이 요즘처럼 실감날 때가 없었다. 이따금 친구들은 만나서 실없는 소리도 하고 세상일을 놓고 갑론을박도 해야 사는 재미가 있을 터인데, 밖으로 나다니기도 싫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 꺼림칙하여 그저 방에서 책이나 읽고 노래나 들으며 지내니 무기력해지기만 한다. 이때 문득 나는 가슴이 찔린다. 공자님의 다음과 같은 말씀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자왈, 군거종일 언불급의 호행소혜 난의재(子曰, 羣居終日 言不及義 好行小慧 難矣哉).[위영공 16] 이는 다름 아닌, 공자님이 말씀하시기를 ‘모여 있으면서 하루 내내 말이 옳고..

내 책 소개 2022.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