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시조론) 가지런한 시조에 관하여 김 재 황 1. 들어가며 솔직히 말하건대, ‘네모반듯한’ 시조를 짓게 된 동기가 나에게 있다. 어느 날 ‘논어’를 읽고 있다가 ‘향당’ 편 8에 이르렀다. 거기에서 ‘할부정 불식’(割不正 不食: 반듯하게 썰지 않았으면 먹지 않으셨다)을 보게 되었는데, 이게 내 눈에는 ‘작부정 불독’(作不正 不讀: 반듯하게 짓지 않았으면 읽지 않으셨다)으로 보였다. 그 순간, 나는 시조도 반듯하게 지어야 하겠다고 마음먹게 되었다. 물론, ‘반듯한 시조’는 그 말 그대로, 써 놓은 시조가 ‘네모반듯한’ 시조를 말한다. 다시 말해서 초장과 중장과 종장의 길이가 같은 시조이다. 이를 나는 ‘가지런한 시조’라고 부르기로 했다. 이 ‘가지런한 시조’를 지을 때, 한 가지 명심해 두어야 할 전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