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그리고 나무 찾기 85

연재를 끝내며/ 김 재 황

연재를 끝내며 노자의 글을 읽노라면, 그 속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왜 그럴까? 노자의 글에는 아주 매력적인 단어들이 들어 있다. 예컨대 그 하나가 ‘무위’(無爲)이다. 이는,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모두 알고 있듯이, ‘무위’는 ‘함이 없음’을 나타내는 말이다. 그런가 하면, 노자도덕경의 내용 중에는 특히 ‘욕’(欲)이라는 글자가 많이 등장한다. 이 글자는 원래 ‘텅 빈 마음을 채우려고 크게 숨 쉬며 바라거나 탐내는 것’을 뜻한다고 한다. 나는 이를 ‘하고자 함’이라고 풀었다. 그런데 이 ‘욕’이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무서운 ‘스트레스’를 만들어 내는 원흉이다. 스트레스는 모두, ‘바라거나 탐내는 데’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이로 말미암아 세상이 시끄럽다. ‘성인’(..

제81장, 믿음직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역: 녹시 김 재 황)

베풂- 제81장 믿음직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믿음직한 말은 아름답지 않고, 아름다운 말은 믿음직하지 않다. 착한 사람은 말을 잘하지 못하고 말을 잘하는 사람은 착하지 못하다. 아는 사람은 배워서 익힘이 넓지 못하고 배워서 익힘이 넓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 ‘거룩한 이’는 쌓지 않는다. 이미 남을 도움으로써 제 스스로 더욱 있게 되고 이미 남에게 줌으로써 저 스스로 더욱 많게 된다. 하늘의 길은 보탬이 되게 하고 깎임이 되게 하지 않으며, ‘거룩한 이’의 길은 돕기만 하고 다투지 않는다. 信言不美 美言不信. 善者不辯 辯者不善 知者不博 博者不知. 聖人不積 旣以爲人己愈有 旣以與人己愈多. 天之道 利而不害 聖人之道 爲而不爭 (신언불미 미언불신. 선자불변 변자불선 지자불박 박자부지. 성인부적 기이위인기유유 기이여인..

제80장, 작은 나라에 나라 사람을 적게 한다(역: 녹시 김 재 황)

베풂- 제80장 작은 나라에 나라 사람을 적게 한다 작은 나라에 나라 사람을 적게 한다. 많고 좋은 그릇들이 있다고 할지라도 쓰지 않게 하고 나라 사람에게 죽음을 무겁게 여기도록 하여 멀리 옮겨 다니지 않게 한다. 비록 배와 수레가 있더라도 탈 일이 없고 비록 갑옷 입은 군사가 있더라도 그들이 떼를 지어 머무르는 일이 없게 한다. 나라 사람에게 다시 새끼를 꼬아서 쓰게 한다. 그 음식이 달고, 그 옷이 아름다우며, 그 사는 것이 쉽고도 좋고, 그 ‘오랫동안 해 와서 몸에 익은 일’이 즐겁게 한다. 이웃 나라가 서로 바라다보이고 닭과 개의 소리가 서로 들려도, 나라 사람이 늙어서 죽음에 이르도록 서로 오가지 않게 된다. 小國寡民. 使有什佰之器而不用. 使民重死而不遠徙. 雖有舟輿 無所乘之 雖有甲兵 無所陣之. ..

제79장, 커다란 탓함은 풀더라도(역: 녹시 김 재 황)

베풂- 제79장 커다란 탓함은 풀더라도 커다란 ‘못마땅하여 탓함’은 풀더라도 반드시 남게 되는 ‘못마땅하여 탓함’이 있게 된다. 말 그대로 이로써 어찌 잘했다고 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거룩한 이’는 ‘내어주는 사람’으로 자리를 잡는다. 그래서 남에게 따져 밝히지 않는다. 베풂이 있음은 ‘주는 사람’의 자리를 맡고, 베풂이 없음은 ‘나랏돈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받는 사람’의 일을 맡는다. 하늘의 길은 새로움이 없어서 늘 그러하게 착한 사람과 더불어서 함께한다. 和大怨 必有餘怨 安可以爲善. 是以聖人 執左契 而不責於人. 有德司契 無德司徹. 天道無親 常與善人 (화대원 필유여원 안가이위선. 시이성인 집좌계 이불책어인. 유덕사계 무덕사철. 천도무친 상여선인) [뜻 찾기] ‘화대원’(和大怨)에서 ‘화’는 ‘화해(..

제78장, 물보다 부드럽고 여린 것은 없다(역: 녹시 김 재 황)

베풂- 제78장 물보다 부드럽고 여린 것은 없다 하늘 아래에 물보다 부드럽고 여린 것은 없다. 굳고 단단한 것을 내달아 치는 데는 익숙하게 잘 이길 게 없다. 그로써 그것은 바꿀 만한 게 없기 때문이다. 여린 것은 단단한 것을 이기고 부드러운 것은 굳센 것을 이긴다. 하늘 아래 알지 못함이 없건만 익숙하게 잘 ‘마음먹은 대로 하여 나감’이 없다. 그러므로 ‘거룩한 이’는 이른다. “나라의 부끄러움을 받아들이는 것을 가리켜서 ‘나라의 임자’라고 일컬으며, 나라의 좋지 못한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가리켜서 ‘하늘 아래의 왕’이라고 일컫는다.” 바른말은 맞서서 거스르는 것 같다. 天下莫柔弱於水 而攻堅强者莫之能勝 以其無以易之 弱之勝强 柔之勝剛 天下莫不知 莫能行. 是以聖人云 “受國之垢 是爲社稷主 受國不祥 是謂天下王..

제77장, 하늘의 길은, 그게 활의 시위를(역: 녹시 김 재 황)

베풂- 제77장 하늘의 길은, 그게 활의 시위를 하늘의 길은, 그게 활의 시위를 당김과 같은가. 높은 것은 누르고 낮은 것은 들어 올리며, 남음이 있는 것은 덜고 넉넉하지 못한 것은 보탠다. 하늘의 길은 남음이 있음을 덜어서 넉넉하지 못함을 보탠다. 사람의 길은 끝내는 늘 그러하지 아니하니, 넉넉하지 못함을 덜어서 그것을 가지고 남음이 있음에 바친다. 누가 익숙하게 잘 남음이 있음을 가지고 하늘 아래에 바칠 수 있겠는가. 오직 길이 있는 사람뿐이다. 그러므로 ‘거룩한 이’는, 하고서도 기대지 않고 일을 이루고도 머무르지 아니하니, 그 슬기로움을 나타나게 하려고 하지 않는다. 天之道 其猶張弓與. 高者抑之 下者擧之 有餘者損之 不足者補之. 天之道 損有餘 而補不足 人之道則不然 損不足 以奉有餘. 孰能有餘以奉天下 ..

제76장, 사람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여리지만(역: 녹시 김 재 황)

베풂- 제76장 사람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여리지만 사람이 살아서는 부드럽고 여리지만, 그가 죽어서는 굳고 단단하다. 풀과 나무도 살아서는 부드럽고 무르며 그게 죽어서는 거칠고 마른다. 그 까닭에 굳고 단단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여린 것은 삶의 무리이다. 그러므로 군사가 단단하면 끝내는 이기지 못하고 나무가 단단하면 끝내는 꺾인다. 또 단단하고 크면 아래에 머무르며, 부드럽고 여리면 위에 머무른다. 人之生也柔弱 其死也堅强. 草木之生也柔脆. 其死也枯槁. 故堅强者死之徒 柔弱者生之徒. 是以兵强則不勝 木强則折 强大處下 柔弱處上 (인지생야유약 기사야견강. 초목지생야유취. 기사야고고. 고견강자사지도 유약자생지도. 시이병강즉불승 목강즉절 강대처하 유약처상) [뜻 찾기] ‘초목지생야유취’(草木之生也柔脆)에서 ..

제75장, 나라 사람이 굶주리는 것은(역: 녹시 김 재 황)

베풂- 제75장 나라 사람이 굶주리는 것은 나라 사람이 굶주리는 것은 그 위에서 걷는 돈을 많이 받아먹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굶주린다. 나라 사람을 다스리기 어려운 것은 그 위에서 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스리기가 어렵다. 나라 사람이 죽음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그 위에서 사는 것을 두껍게 찾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죽음을 가볍게 여긴다. 무릇 오직 삶으로써 함이 없는 사람은 삶을 값지게 여기는 사람보다 어질다. 民之飢 以其上食稅之多 是以飢. 民之難治 以其上之有爲 是以難治. 民之輕死 以其上求生之厚 是以輕死. 夫唯無以生爲者 是賢於貴生 (민지기 이기상식세지다 시이기. 민지난치 이기상지유위 시이난치. 민지경사 이기상구생지후 시이경사. 부유무이생위자 시현어귀생) [뜻 찾기] ‘이기상식세지다’(以其上食稅之多..

제74장, 죽음을 삼가고 근심하지 않으면(역: 녹시 김 재 황)

베풂- 제74장 죽음을 삼가고 근심하지 않으면 나라 사람이 죽음을 삼가고 근심하지 않으면 어떻게 죽음으로써 겁이 나게 만들겠는가. 만약에 나라 사람이 늘 그러하게 죽음을 삼가고 근심하게 만들어 놓고, 속이기 잘하는 사람을 내가 잡아다가 죽인다면 누가 주제넘게 그리하겠는가. 늘 그렇게 죽임을 맡은 것이 있어서 죽이니, 무릇 죽임을 맡은 것을 대신하여 죽인다. 이를 가리켜서 ‘큰 목수를 대신하여 나무를 벤다.’라고 일컫는다. 무릇 큰 목수를 대신하여 나무를 베는 사람은 그 손을 다치지 않는 일이 드물다. 民不畏死 奈何以死懼之. 若使民常畏死 而爲奇者 吾得執而殺之 孰敢. 常有司殺者殺 夫代司殺者殺 是謂代大匠斲. 夫代大匠斲者 希有不傷其手矣 (민불외사 내하이사구지. 약사민상외사 이위기자 오득집이살지 숙감. 상유사살자..

제73장, 두려움을 무릅쓰는 데에 날래고 사나우면(역: 녹시 김 재 황)

베풂- 제73장 두려움을 무릅쓰는 데에 날래고 사나우면 두려움을 무릅쓰는 데에 날래고 사나우면 끝내는 죽이고, 두려움을 무릅쓰는 데에 날래고 사납지 않으면 끝내는 살린다. 이 양쪽의 것은 어쩌면 보탬이 되고 어쩌면 깎임이 된다. 하늘이 미워하는 것, 그 까닭을 누가 알겠는가. 그러므로 ‘거룩한 이’도 오히려 어려워한다. 하늘의 길은, 다투지 않아도 잘 이기고, 말하지 않아도 잘 따르며, 부르지 않아도 스스로 찾아오고, 띠 늘어짐이 늘 그러해도 잘 꾀한다. 하늘의 그물은 넓고 넓어서 성기지만 잃지 않는다. 勇於敢則殺 勇於不敢則活. 此兩者 或利或害 天之所惡 孰知其故. 是以聖人 猶難之. 天之道 不爭而善勝 不言而善應 不召而自來 繟然而善謨. 天網恢恢 疏而不失 (용어감즉살 용어불감즉활. 차양자 혹리혹해 천지소오 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