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에서/ 이성선 티벳에서 이성선 사람들은 히말라야를 꿈꾼다 설산 갠지스강의 발원지 저 높은 곳을 바라보고 생의 끝봉우리로 오른다 그러나 산 위에는 아무것도 없다 생의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는 곳으로 가기 위하여 많은 짐을 지고 이 고생이다. *나의 화답시조 시 2019.02.11
가을 이별 어제는 '꽃보다 누나'의 김자옥이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애도의 시 한 편 보냅니다. 가을 이별 김 재 황 꽃이 늘 활짝 웃기를 바라듯이 달도 언제나 환하게 떠 있기를 원했는데 찬바람 한 차례 불고 나더니, 추적추적 가을비가 땅을 적시고 가더니 꽃도 달도 소식이 끊겨 버렸다. 오로지 .. 시 2014.11.17
가을 축제 오산의 작은 숲에서 나무들의 가을 축제가 한창이다. 가을 축제 김 재 황 떠난 임처럼 오솔길은 밀려가고 남아 있는 속삭임으로 마른 잎은 뜨는데 발걸음 내딛지 못하는 마음 강물처럼 흘러서 골짜기를 채운다. 그리움이란 젖어드는 것인가 기억을 적시고, 그때 그 사랑을 적시고, 붉게 .. 시 2014.11.16
사랑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김 재 황 달 밝은 밤 복순이는 툇마루에 홀로 앉아서 답답한 가슴을 안고 “사랑-.” 하늘에 대고 크게 소리쳤습니다. 그 한숨 실린 말 한 마디가 멀고 먼 하늘 저 편으로 날아가서 “이 바보 같은 놈아-.”라고 어느 여인의 가슴에 닿았습니다. 왜 ‘사랑’이란 말이 연인들.. 시 2013.10.28
나는 슬퍼진다 *이탈리아 로마 숲 속 나는 슬퍼진다 김 재 황 물이 흐르듯 이어지는 사라 장의 ‘타이스 명상곡’ 나는 왜 이 바이올린 연주를 들으며 슬픔에 잠기는가. 어렸을 때 한 마리의 산토끼처럼 숲 속을 뛰어다니던 일, 허기진 가슴 하나로 일에 매달려 살았던 ‘젊은 시절’ 사라 장은 웃으며 .. 시 2013.03.30
나는 알지 못한다 나는 알지 못한다 김 재 황 참 이상한 일이다. 나는 1989년에 첫 시집으로 '거울 속의 천사'를 펴냈는데 김춘수 시인은 2001년에 마지막 시집으로 '거울 속의 천사'를 펴냈다. 나는 김춘수 시인을 먼 발치로는 여러 번 보았으나 단둘이 만난 적은 없고 김춘수 시인의 시집과 수필집을 읽고 무.. 시 2013.03.06
춘천에서 시 낭송 (낭송시) 동 행 김 재 황 나는 아침 일찍 밖으로 나갑니다. 바람을 데리고 산책을 나섭니다. 동네를 지나서 산자락을 밟으면 나무들이 나를 보고 손을 번쩍 들며 아는 체를 합니다. 나는 그들에게 일일이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입니다. 바람도 살래살래 꼬리를 흔듭니다. 콧노래가 절로 나.. 시 2012.06.06
옥경운 시인의 '골목풍경' 골목풍경 옥 경 운 갈바람이 부는 골목길 대문 앞 계단에 할머니가 검불처럼 붙어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골목바래기를 하며 — 어디 가노? 어디 갔다 오노? 말을 붙이 보지만 모두가 외면을 하고 누구하나 말 상대를 해주지 않는다. 하루 종일 빈집을 지키는 할머니는 말이 하고 싶은 .. 시 2012.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