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따구리 그 소리/ 김 재 황 딱따구리 그 소리 김 재 황 어디서 들리는지 닫힌 하늘 닦는 소리오랜만에 안아 보는 나무 기둥 쪼는 소리똑똑똑 조심스럽게 아침 주인 찾고 있다. 기지개 켜는 숲을 곱고 맑게 울린 소리어슴푸레 솟은 산을 깊고 멀게 흔든 소리똑똑똑 여민 부리로 세상 문을 두드린다. (2011년) 동시조 2025.03.26
참새 한 마리/ 김 재 황 참새 한 마리 김 재 황 둥우리 어디 두고 동무 마음 어디 두고 빈가지 홀로 앉아 바람 소리 타고 앉아 스르르 꿈길 가는지 어린 참새 한 마리 (2016년) 동시조 2022.10.04
어린잎을 보며/ 김 재 황 어린잎을 보며 김 재 황 철부지 아이인 양 겨울 추위 모르느냐 솜털이 돋은 살결 얼얼한지 빨강 빛깔 내 품에 넣어서라도 녹여 주고 싶구나. (2016년) 동시조 2022.10.04
아기 식물 '야고'/ 김 재 황 아기 식물 ‘야고’ 김 재 황 나하고 숨바꼭질 함께 놀자 또 조르니 오늘은 이제 어서 까꿍 하며 나와야지 네 모습 보지 못하고 돌아가니 섭섭해. (2016년) 동시조 2022.10.04
물나라 아이들/ 김 재 황 물나라 아이들 김 재 황 와르르 아이들이 손을 잡고 몰려와서 시뻘건 맨몸으로 물속에서 놀고 있다, 듣기에 웃는 소리가 간지럽게 까르르. (2016년) 동시조 2022.10.03
어리다, 강아지풀/ 김 재 황 어리다, 강아지풀 김 재 황 고개를 흔드는 게 어리광을 담았는데 솜털이 돋았으니 젖먹이인 아기 같고 가까이 눈짓 보내면 생글생글 웃는다. (2016년) 동시조 2022.10.03
벌개미취 놀이/ 김 재 황 벌개미취 놀이 김 재 황 손으로 눈 가리고 “내가 대체 누굴까요?” 시치미 떼고 나서 “나는 정말 모르겠다.” 모든 꽃 떠들썩하게 얼굴 활짝 “와하하!” (2016년) 동시조 2022.10.03
수세미꽃 앞에서/ 김 재 황 수세미꽃 앞에서 김 재 황 나에게 안겨 오는 그 눈길이 따뜻하니 나중에 베풂 주는 그 손길도 씩씩하지, 너에게 두 손 모으며 고개마저 숙인다. (2016년) 동시조 2022.10.03
청개구리 찾기/ 김 재 황 청개구리 찾기 김 재 황 어미 말 듣지 않고 어깃장만 부리다가 어미가 죽고 나자 비만 오면 운다는데 요새는 장마철 돼도 개굴 소리 없구나. (2016년) 동시조 2022.10.03
나팔꽃처럼/ 김 재 황 나팔꽃처럼 김 재 황 비탈진 자리에서 둥근 웃음 짓고 있는, 새로운 거리에서 밝은 얼굴 들고 있는, 너처럼 아침 하늘을 마음 넓게 맞으리. (2016년) 동시조 2022.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