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조 269

그 도시락/ 김 재 황

그 도시락 김 재 황 초등학교 다닐 적에 허리춤엔 그 도시락 마음이 바쁠수록 그저 마냥 묵직했지 십 리도 훨씬 더 되는 등굣길이 정다웠지. 점심시간 될 때까지 침묵 속엔 그 도시락 배고픈 느낌 전에 내 손 자꾸 이끌었지 반찬은 별것 아닌데 절로 침이 넘어갔지. 젓가락만 담겨 있는 하굣길엔 그 도시락 내 걸음이 빠른 만큼 더 큰 소리 들려왔지 우리 집 저만치 뵈면 숨이 턱에 차올랐지. (2009년)

동시조 2022.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