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나이 들면 세월이 빠르게 간다더니 이렇듯 빠를 줄은 몰랐다. 칠순이 되었는가 싶더니 어느 틈에 칠십 중반이 가까이 다가왔다. 참으로 눈이 핑핑 돌 지경이다. 게다가 근년에는 중국 고전에 심취하여 지내노라고 어떻게 하루가 열리고 닫히는지 몸으로 느낄 수 없었다. 누가 뭐라고 하든, 내 근본은 시조이다. 시조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자책이 앞선다.
그래도 틈틈이 쓴 작품들이 눈에 뜨이기에 모아 보았더니 시조집 한 권 분량은 될 것 같다.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세상에 무슨 일이든지 게으르면 녹이 슬게 마련이다. 시인이 몸을 닦는 일은, 끊임없이 시를 짓는 방법밖에 없다. 그게 그 방편이니 어찌하겠는가. 이제부터라도 풀과 나무를 노래하려고 하며, 그와 같은 사람들을 노래하려고 한다. 그리고 우리 민족시 ‘시조’에 그 노래들을 담으려고 한다.
나는 중국 고전을 읽으면서 크게 깨달은 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 지혜를 노자가 알려주었다. 그 두 가지는 바로 ‘길’과 ‘베풂’이다. 사람이라면 반드시 자기 자신이 평생 걸어갈 ‘자신의 길’을 정해야 한다. 또한, 그 길을 걸어가면서 이웃에게 ‘많은 베풂’을 실천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을 서둘러 펴낸다.
2015년 봄날에
김 재 황
차 례
3∥책머리에
제1부 까치 소리로 배우다
8∥우리 집
9∥밥을 앞에 놓고
10∥까치 소리로 배우다
11∥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12∥비둘기를 보며
13∥등나무 그늘에 앉아서
14∥숲길을 거닐며
15∥그 말 한마디에
16∥시린 청첩
17∥겨울나무
18∥워낭 소리
19∥하얀 집
20∥뜨거운 울음
21∥절에 눈이 내리고
22∥내 사랑 독도
23∥붓꽃을 보며
24∥기차 여행
25∥대야미역 그 이름
26∥손에서 손으로
27∥봉천동 마애미륵불좌상
제2부 창선도 해돋이
30∥보라매공원
31∥인헌동 아침
32∥숨어 있는 선행
33∥김제 동심원
34∥북촌 한옥마을
35∥창선도 해돋이
36∥비는 밖에 내리고
37∥고양 전통정원
38∥숲속에 앉아서
39∥어른에 대하여
40∥대학 동문 세 사람이
41∥신갈나무 아래
42∥날마다 나는
43∥첫눈 오는 길
44∥꽃 피우는 마술
45∥산문을 나설 때
46∥물소리와 놀다
47∥딸 생일에
48∥성년이 된 아들에게
49∥수목원 길 거닐며
제3부 가재 이야기
52∥아느냐 내 가슴에
53∥봉황로변 주말농장
54∥추석 날 아침
55∥가재 이야기
56∥지는 나뭇잎을 보며
57∥이어도를 보며
58∥유묘도를 보며
59∥커피에 대하여
60∥국궁의 노래
61∥봄비 이미지
62∥미리내 성지
63∥난곡 입구 사랑방
64∥보리건빵
65∥봄은 봄
66∥새벽에 잠이 깨니
67∥목련, 그 봄맞이
68∥밤에 내리는 비
69∥유채 그 꽃 소식에
70∥봄이 오면
71∥시인의 길
제4부 북극 백곰에 대한 생각
74∥2012년 4월 10일에
75∥운현궁의 봄
76∥산 하나를 지닌 당신
77∥어버이날에
78∥전동차 어느 경로석 풍경
79∥북극 백곰에 대한 생각
80∥내가 품은 바다
81∥통도사 극락암
82∥통도사 장경각
83∥춘천 야경
84∥덕수궁 분수대
85∥단풍 이미지
86∥가을 잎의 이야기
87∥수우재를 그리며
88∥미선나무 개화
89∥거미를 보며
90∥손에 대하여
91∥전철에서 보고 느끼다
92∥메타세쿼이아는
93∥낙타 유감
제5부 고향을 마음에 그리며
96∥첨성대를 보며
97∥청송 송소 고택
98∥익산 미륵사지 석탑
99∥둥근바위솔에게
100∥벌초 이야기
101∥임인 듯 오는 가을
102∥새만금방조제를 딛고
103∥애물단지 ‘목성 베고니아’
104∥그래 나는 뚱딴지
105∥서귀포 연가
106∥까치와 까마귀
107∥청마가 달리는 길
108∥모나리자
109∥사랑 이야기
110∥고향을 마음에 그리며
111∥모든 이가 눈사람
112∥아, 세월호…
113∥잠 못 드는 밤
114∥까마귀에 대하여
115∥괴산 삼막이 옛길을 거닐며
116∥여수를 다녀온 후에
117∥고양이 소묘
118∥아우와 대작하다
119∥딸꾹질에 대하여
제6부 관악산 둘레길에서
122∥삼청공원에서
123∥박재삼문학관에서
124∥창선도 아라클럽에서
125∥노산공원 호연재에서
126∥삼천포 노산공원에서
127∥관악산 둘레길에서
128∥서울 백악산에서
129∥숙정문 앞에서
130∥서화연 앞에서
131∥강화 이건창 생가 앞에서
132∥일산 한국농원에서
133∥초평호에서
134∥산정호수에서
135∥관악산 관음샘에서
136∥고양꽃전시장에서
137∥관악산 관등정에서
138∥문경새재에서
139∥백두대간 이화령에서
140∥운덕농장에서
141∥관음사에서
142∥통도사 서운암에서
143∥의암호 앞에서
144∥김유정 문학촌에서
145∥신숭겸 장군 묘역에서
146∥이성선 시비 앞에서
147∥속초 영랑정에서
148∥경기 제일 용문산에서
149∥김제 금산사에서
150∥함평생태공원에서
151∥청량산 문수사에서
152∥예천 삼각주막에서
153∥천안 광덕사에서
154∥다시 부용의 묘 앞에서
155∥경주 양동마을에서
156∥경주 옥산서원에서
157∥주왕산 주산지에서
158∥예술의전당에서
159∥창경궁 앞에서
160∥단양 사인암 앞에서
161∥세검정 앞에서
162∥동대문문화역사공원에서
163∥제주시 협재해수욕장에서
164∥제주시 관덕정에서
165∥제주시 섭지코지에서
제7부 녹색동행 즐기기
168∥천마산의 봄
169∥호암산을 오르며
170∥관악산 문원폭포 앞으로
171∥서울 부암동 백석동천에서
172∥서울대공원에서 만나다
173∥관악산에서 만난 부처
174∥셋이서 수리산으로
175∥올랐다, 수리산 태을봉을!
176∥호암산 정상에서
177∥호압사에 들르다
178∥삼성산을 오르며
179∥삼성산 삼막사
180∥마등산 능선
181∥우면산 둘레길
182∥삼막사 가는 길
183∥삼성산 국기봉에서
부록- 어린이 마음으로 듣다
186∥딱따구리 그 소리
187∥매미가 나오는 여름 노래
188∥스스로 되짚어 본, 내 삶과 문학의 발자취
워낭 소리
울린다, 산 너머에 돌밭 가는 딸랑 소리
꿈결인 양 복사꽃은 피었다가 바로 지고
새벽에 산자락 타면 소 울음도 들린다.
고향 녘 바라보면 그저 착한 그 눈망울
흘러가는 구름 밖에 열린 마음 놓아두고
슬픈 듯 안쓰러운 듯 소의 눈이 젖는다.
그립다, 멍에 하나 흰 하늘로 얹어 메고
저 멀찍이 비탈길에 가시 숲이 우거져도
묵묵히 수레를 끄는 황소 숨결 살린다.
'내 책 소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재황 시조와 당시 '마주하고 다가앉기' (0) | 2017.09.27 |
---|---|
김재황 고전탐구 <장자가 들려주는 우언> (0) | 2016.04.12 |
김재황 시조집 '나무 천연기념물 탐방' (0) | 2014.11.08 |
김재황 그림 동화 <문주란 꽃이 필 때> (0) | 2014.08.31 |
김재황 고전탐구 <녹시가 대학과 중용을 만나다> (0) | 2014.03.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