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 관등정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관악산 관등정에서 김 재 황 얼마쯤 숨이 차서 쉬엄쉬엄 발을 떼니세 갈래 산길 안고 삼매에 든 정자 하나바람도 힘든 걸음을 잠시 풀어 놓는 곳. 펼쳐진 마음 접고 조심조심 귀를 여니저 박새 잿빛 울음 그게 모두 염불 소리옆에선 신갈나무만 팔운동을 하고 있네. (2014년) 오늘의 시조 05:42:47
고양꽃전시장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고양꽃전시장에서 김 재 황 아름답게 핀 꽃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니맑고 밝은 이 봄날에 안 갈 수가 있겠는가,모처럼 마음을 펴고 나비처럼 날아 본다. 여러 가지 빛깔들로 마냥 자태 뽐낸 꽃들자리 오래 머문 만큼 머리 빙빙 진한 향기마침내 신선이 된 듯 구름 위를 걸어간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5.01.17
관악산 관음샘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관악산 관음샘에서 김 재 황 예로부터 이르기를 불의 산인 이 관악산그 때문에 그러한지 언제 와도 메마른 산어렵게 샘을 만나니, 어찌 자비 아니겠나. 산 오르면 땀이 나고 땀을 빼면 갈증이라그 한 모금 물이라도 큰 베풂을 이룰 텐데도대체 무슨 일인지, 바닥 깊이 말라 있네. (2014년) 오늘의 시조 2025.01.16
산정호수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산정호수에서 김 재 황 이곳 온 적 언제인지 발걸음이 너무 먼데흰 머리칼 휘날리며 오늘 여기 다시 서니파랗게 아주 파랗게 지난 일들 고여 있네. 더운 눈을 물에 씻고 이마까지 닦고 나면떠오르는 고운 얼굴, 연꽃처럼 벙긋 웃고가볍게 더욱 가볍게 살짝 둘린 하늘 자락. 손 흔드는 달뿌리풀, 수줍기는 저 물봉선우물 같은 마음속에 솔 그림자 세워 보니물소리 시린 물소리 고인 다음 또 넘치네. (2011년 9월 1일) 오늘의 시조 2025.01.13
초평호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초평호에서 김 재 황 찾아온 진천 땅에 이런 호수 열렸다니잔잔한 물속으로 하늘 온통 잠기는데이곳이 살기 좋다는 그 말 거짓 아닐세. 물이 아주 넉넉하니 물고기는 흔하겠고지닌 수심 짚어 가며 자리 잡은 낚시터들역시나 붕어찜 그게 자랑하는 음식이지. 일부러 두타산을 밟고 위로 안 올라도가슴을 넓게 열고 물나라를 바라보면한반도 닮은 지형에 모두 눈을 크게 뜨네. (2012년) 오늘의 시조 2025.01.11
일산 한국농원에서/ 김 재 황 [워닝 소리] 편 일산 한국농원에서 김 재 황 고양시에 일산구는 멀지 않은 고장인데마음으로 그리다가 이제 겨우 찾아왔지아무 말 하지 못하고 벗의 손을 붙잡네. 들어서면 온실에는 줄을 타는 파프리카땀방울 맺힌 듯이 색깔 고운 그 열매들벗이여, 부디 이 불꽃 꺼뜨리지 마시오. (2012년 4월 7일) 오늘의 시조 2025.01.10
강화 이건창 생가 앞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강화 이건창 생가 앞에서 김 재 황 달빛이 묻어 있는 기역 형 초가 한 채선비가 살았으니 넉넉함이 가득한데귓결엔 ‘어사출또요!’ 그 소리가 닿는다. ‘명미당’ 또렷하게 현판 하나 걸렸는데이 글씨 쓰신 분은 바로 매천 황현 선생꿋꿋한 ‘선비의 기개’ 여기 곱게 밝구나. (2012년 3월 3일) 오늘의 시조 2025.01.09
서화연 앞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서화연 앞에서 김 재 황 바닥 깊이 가라앉은 목련꽃의 그 흰 숨결산들바람 한 번 불자 절로 놀라 맴도는데정자로 이어진 마음 외딴섬을 이룬다. 날개 펴고 날아가는 꾀꼬리의 노란 그 길산 그림자 눕는 곳에 물소리가 내뻗을 때목 늘인 구름다리로 작은 꿈이 이른다. (2013년) 오늘의 시조 2025.01.08
관악산 둘레길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관악산 둘레길에서 김 재 황 오가는 바람이면 모자 벗고 인사하고만나는 나무라면 손 모으고 목 숙인다,그 모두 내 도반이니 발걸음이 가볍다. 새들은 듣기 좋게 은쟁반을 두드리고풀들은 보기 좋게 쥘부채를 활짝 편다,그 모두 날 깨우치니 마음가짐 가볍다. (2013년) 오늘의 시조 2025.01.06
숙정문 앞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숙정문 앞에서 김 재 황 서울의 북쪽 큰문 얼마 만에 보는 건가,여민 옷깃 또 살피고 남쪽 산을 바라보니아득히 지난 세월이 안개 깊이 묻혀 있네. 오죽하면 가뭄 때엔 빗장 굳게 걸었을까,땀 흘리며 손 놀려서 오늘 이쯤 먹고사니더위도 아랑곳없이 문이 활짝 열려 있네. (2013년) 오늘의 시조 2025.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