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옥산서원에서/ 김 재 황 [워닝 소리] 편 경주 옥산서원에서 김 재 황 아무리 서둘러도 이곳은 꼭 들러야지마음을 추스르고 땀 흘리며 찾아오니구인당 깨끗한 글씨 눈부시게 반긴다. 눈감고 귀를 여니 물소리가 나는구나,옷소매 끄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는데바위에 새긴 세심대 시원하게 안긴다. (2013년 3월 17일) 오늘의 시조 2025.02.19
경주 양동마을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경주 양동마을에서 김 재 황 봄이라 하기에는 너무 더운 날씨인데한적한 마을 골목 휘적휘적 걸어가니기와집 높은 자리에 편액 홀로 맞는다. 선비의 고운 향기 맡으려고 찾아간 길반듯한 글자마다 깊은 뜻이 담겼지만웬 개가 볼썽사납게 나를 향해 짖는다. (2013년 5월 27일) 오늘의 시조 2025.02.18
다시 부용묘 앞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다시 부용의 묘 앞에서 김 재 황 언제 발길 닿았는지 가랑잎이 빈둥빈둥산새들은 오지 않고 고요 가득 깔리는데강물이 흐르는 가슴 달랠 술도 없구나. 시원하던 산자락을 숲이 서서 가로막고듬성듬성 몇 소나무 푸른 색깔 뽐내지만그림자 끌리는 마음 머물 곳을 모른다. (2012년) 오늘의 시조 2025.02.14
천안 광덕사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천안 광덕사에서 김 재 황 보화루에 숨결 두니 넓은 뜰이 펼쳐지고그 왼쪽을 바라보면 무언으로 선 적선당산새들 젖은 울음도 손 모으며 눈감는다. 한가운데 곧게 서면 바로 앞에 그 대웅전안쪽으로 금빛 불상 괸 명상에 잠겨 있고다 낡은 돌사자 둘이 꿈결인 양 무너진다. 바람 타는 오른쪽엔 육화당이 자리 잡고뒤로 돌면 선화루가 착한 웃음 흘리는데멀거니 범종각 홀로 둥근 소리 머금는다. (2012년 11월 25일) 오늘의 시조 2025.02.13
예천 삼강주막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예천 삼강주막에서 김 재 황 금천과 내성천과 낙동강이 만나는 곳깜박이는 등불 걸고 주막집이 있었는데피곤한 나그네들이 하룻밤을 묵었단다. 과거 볼 선비들은 죽령으로 가지 않고언제든지 여길 지나 문경새재 넘었단다,그래야 장원급제에 올랐다나 뭐라나. 사공과 보부상들 꾸역꾸역 모여드니힘이 좋은 일꾼까지 얻으려고 하였을 터 외롭게 들돌이 놓여 옛이야기 열고 있다. (2012년 10월 27일) 오늘의 시조 2025.02.12
청량산 문수사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청량산 문수사에서 김 재 황 늘어선 단풍나무 막아서는 바로 그곳중턱에 올라서면 빈 불이문 반겨 맞고허름한 대웅전 한 채 힘껏 세월 퉁긴다. 나직이 찬 물소리 내 발걸음 잡아끄니불러서 ‘용지천’인 문수보살 지혜의 샘고맙게 물 한 잔으로 마른 목숨 축인다. 마당엔 눈부시게 흰 옥잠화 피었는데서러움 날리고서 아픔 여민 저 범음각이 세상 온갖 번뇌가 안개 쓸 듯 날린다. (2012년 9월 9일) 오늘의 시조 2025.02.11
함평생태공원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함평생태공원에서 김 재 황 입구에 들어서자 꿈나라가 펼쳐진 듯진짜보다 커다랗게 곤충들이 나타나고어릴 적 맑은 마음이 눈을 뜨니 반갑다. 호수는 가슴 열고 나그네를 적시는데시원한 분수 위에 바로 서는 무지개여색동옷 밝은 기억이 입 벌리니 즐겁다. 나무며 풀들이며 모여 앉아 노래하는좁다랗게 열린 꽃길 느릿느릿 걸어가면콧등에 묽은 얼룩이 개구쟁일 부른다. (2012년 8월 19일) 오늘의 시조 2025.02.09
김제 금산사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김제 금산사에서 김 재 황 일주문을 지난 다음, 해탈교를 건너가니승병들의 더운 숨결 깊은 가슴 슬피 닿고모악산 푸른 숲에서 솔바람이 불어온다. 금강문과 천왕문을 주먹 쥐고 지나가면보제루가 나타나고 그 밑 사이 걸음 빨리말없이 넓은 마당에 꿈을 엮는 보리수들. 대적광전 안쪽에서 법문 소리 들려오고미륵전의 삼존상은 엷은 미소 보내는데높직한 방등계단에 또 한 하늘 열려 있다. (2012년) 오늘의 시조 2025.02.08
경기 제일 용문산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경기 제일 용문산에서 김 재 황 봉우리 바라보며 길을 따라 들어서니커다란 졸참나무 뻐기는 듯 나타나고물소리 정말 즐겁게 골을 타고 내린다. 한참을 올라가니 아기자기 절집 몇 채나이 든 은행나무 보살핌이 크디큰데범종이 울지 않아도 내 믿음은 눈뜬다. 산바람 이끌지만, 저 산비탈 돌아서고잠깐만 멈추라고 발을 잡는 밤꽃 향기날아온 곤줄박이가 숲에 살짝 숨는다. (2012년 6월 16일) 오늘의 시조 2025.02.07
속초 영랑정에서/ 김 재 황 [워낭 소리] 편 속초 영랑정에서 김 재 황 바람이 걸어와서 잠시 쉬고 달리는 곳내 차마 발길 그냥 돌릴 수도 없는 그곳호수에 마음을 풀고 숨을 크게 내쉰다. 웅크린 범바위가 일어나서 포효할 듯천 년의 긴 세월도 눈 비비며 깨어날 듯이 순간 살아 있음이 내 가슴을 흔든다. (2012년) 오늘의 시조 2025.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