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나무/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꽃나무 김 재 황 사람은 젊었을 때 피운 꽃이 보기 좋고매화는 늙었을 때 지닌 꽃을 높이 치네,우리야 시를 지으니 향 깊은 꽃 언제나.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9.04
저녁놀/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저녁놀 김 재 황 먼 산에 지는 놀을 바라보고 있노라면내 몸과 내 마음이 빠져들어 축축하고한밤엔 그 긴 꿈길을 걸어가게 되리라.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9.03
이런 침묵/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이런 침묵 김 재 황 까맣게 어둠 속에 못된 짓이 숨었는데나쁜 걸 나쁘다고 입을 열지 못한다면더 이상 금이 아니지 비겁함일 뿐이지.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9.02
천명/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천명 김 재 황 하늘이 시키는 것 가리키는 말이 옳고일컫길 날 때부터 간직하고 있는 마음옛 책에 그걸 따르면 길이라고 했다네. 길이면 잠시라도 떠날 수가 없을 테니혼자서 머무는데 걷고 싶은 바로 그것보는 이 없는 곳에서 몸가짐을 챙기네. 오로지 바라보아 참된 것이 하늘의 길스스로 닮으려고 하는 것이 사람의 길날마다 두루 알맞게 닦아 놔야 하겠네.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9.01
이민에 관하여/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이민에 관하여 김 재 황 외국에 나가 사는 그 일이면 환영이나무리로 우리나라 와서 사는 그것 불가얼마나 나쁜 일인지 아닌 바보 안다네. 국토가 좁고 나면 있는 사람 줄여야지이민자 많이 올 때 인구밀도 높아지고그들도 편한 일만을 좋아할 게 뻔하지. 침략이 따로 없어 몰려오면 문화 충돌 필요한 노동자들 다른 나라 가서 찾네,왜 그는 소국 과민을 소곤소곤 말했나,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31
좁은 문/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좁은 문 김 재 황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 문을 두드릴 때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라면 멀리했네,하얗게 밤을 새우며 공부한 날 많기에. 철나서 손 모으고 시인의 꿈 가졌는데 얼마나 등단 벼랑 떨어진 적 잦았던가,힘들게 들어선 길을 어찌 쉽게 버릴까. 시조를 짓는 이가 적지 않게 나설수록여럿이 가는 대로 따라가면 좋지 않지남달리 반듯한 형식 오직 홀로 지키리.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30
돌하르방/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돌하르방 김 재 황 얽어서 정이 깊은 품 안으로 뛰어들면문주란 하얀 꽃이 피는 얘기 솔깃한데가벼운 갈매기 손짓 먼 수평선 당긴다. 아이가 귀를 여니 헛기침이 들리는 듯점잖게 보이려고 새김 눈을 크게 떠도가득히 감춘 어짊을 숨길 수가 있을까. 이월에 피는 동백 붉은 꽃잎 얼얼하고바닷가 선 돌기둥 쓸린 자리 쓰릴수록멋대로 벙거지 얹고 옛 탐라국 그리나.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9
석가 오시니/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석가 오시니 김 재 황 거슬러 그 긴 해가 올라가길 이천오백아버진 숫도다나 또 어머닌 마야 왕비,멀고 먼 카필라성에 귀한 왕자 나셨네. 왕이야 마흔 돼서 늦게 얻은 아들이니갖가지 따져 보고 이름 골라 싯다르타,헛되이 꼭 이레 만에 어머니가 가셨네. 어려선 베인 듯이 안타까운 벌레 목숨젊어서 비와 아기 그냥 두고 출가했지,육 년을 수행한 끝에 샤카무니 되셨네.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8
낙엽/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낙엽 김 재 황 만나면 그 언젠가 헤어짐이 올바른 답알맞게 다다른 때 미련 없이 떠나는데서운히 보낼 줄 아는 마음자리 얻는다. 잡았던 손을 놓는 그게 어디 미움인가,눈보라 꽤 사나운 한겨울을 견딜 채비스스로 돌며 내려서 땅의 시림 덮는다. 마땅히 잘 썩어야 너그러운 거름 되고햇빛을 마주하고 춤을 춰야 꽃이 핀다,그리움 짙은 저 서쪽 탐스러운 열매여.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7
믿음직한 비파나무/ 김 재 황 [용담이 피우는 꽃] 편 믿음직한 비파나무 김 재 황 줄기가 쑥쑥 커서 멋을 갖춘 모습인데잎들은 보기 좋게 굵은 손금 자랑하지기대면 넉넉한 마음 느낄 수가 있다네. 꽃이야 가을 돼서 추레하게 눈을 떠도내보인 그 열매는 동글동글 밝은 얼굴깨물면 새콤달콤한 그 맛 땜에 놀라네. 건강을 누가 감히 견주려고 나설 건가,이웃인 우리까지 나쁜 병을 고쳐 주지벗하면 든든한 믿음 안고 살게 된다네. (2022년) 오늘의 시조 202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