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숨결 네 가슴 스밀 때] 편
울주 신불산에서
김 재 황
외로움에 떼밀려서 산자락을 밟고 서면
개비자 순한 잎들 마주 보며 깨어 있고
시원한 녹차 향기가 가슴 깊이 스며든다.
반짝이며 흘러내린 산골 물에 마음 씻고
기울인 남쪽 하늘 출렁이는 물결 소리
능선을 깔고 앉아서 바람 손을 잡아 본다.
꼭대기는 번번하여 억새 가득 자라는데
집 떠난 염소들이 제집인 양 뛰어놀고
이따금 하얀 신선이 빈 몸으로 찾아온다.
(1972년)
'오늘의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한탄강에서/ 김 재 황 (0) | 2023.02.10 |
|---|---|
| 설악산에서/ 김 재 황 (0) | 2023.02.10 |
| 공주 동학사에서/ 김 재 황 (0) | 2023.02.09 |
| 서귀포 정방폭포/ 김 재 황 (0) | 2023.02.08 |
| 서귀포 귤밭2/ 김 재 황 (0) | 2023.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