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사는 숲] 편
등나무
김 재 황
추위가 물러가면 자색 입술 내밀고서
아지랑이 피는 숨결 향기롭게 펼친 영혼
산책을 나온 여인이 나비처럼 앉아 쉰다.
반갑게 해가 떠서 봄볕 가득 내리는 날
목마름 풀고 나면 어머니의 품이더니
가다간 치렁한 근심 보이기도 하는구나.
우거진 삶이어도 틀어질 때 있는 것을
비 내리고 바람 불며 어둠까지 짙은 밤에
누군지 하얀 속삭임 홀로 줍고 있는 이여.
(1994년)
'오늘의 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도나무/ 김 재 황 (0) | 2023.03.12 |
---|---|
칠엽수/ 김 재 황 (0) | 2023.03.12 |
물푸레나무/ 김 재 황 (0) | 2023.03.11 |
멀구슬나무/ 김 재 황 (0) | 2023.03.10 |
음나무/ 김 재 황 (1) | 2023.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