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고니/ 김 재 황

시조시인 2023. 12. 12. 21:21

[내 사랑, 녹색 세상] 편

 

                      고 니

                                               김 재 황   

    
 모여앉기 좋은 자리 잘 마른 갈대숲 찾아
 좋은 일 모두 비치는 물빛 가슴을 꿈꾸며
 하얗게 짚어 나간 길, 또 한차례 눈이 온다.

 넓게 펼친 저 하늘에 그 가벼운 깃을 얹고
 힘껏 뻗은 두 다리로 흰 구름을 밀어 낼 때
 멀찍이 두고 온 호수 안고 웃는 임의 소식.

 정성껏 지어야 한다, 밝은 빛 고이는 둥지
 편히 머물 네 시간이 아무리 짧다고 해도
 닦인 듯 반짝이는 숨결 남기고 떠나야 한다.

                         
  (시작 노트)

 고니는 아름답다. 온 몸이 희어서 ‘백조’라고도 부른다. 고니가 물위를 달리다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광경을 볼 때마다 나의 숨은 멎는다. 풀밭을 걸어다니는 모습은 춤사위를 밟는 듯하고, 머리를 물속에 담그고서 먹이를 잡는 모습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을 보는 듯하다. 그리고 긴 목을 빼고 하늘 높이 날아가는 모습은 이 세상에서 가장 자유로운 한 폭의 그림이다.
 고니는 겨울철새이다. 우리나라에는 10월 하순 경에 왔다가 이듬해 봄(2월에서 4월)이 되면 러시아 북부의 툰드라․시베리아로 되돌아가서 번식한다. 우리나라의 도래지는 강원도 강릉시 경포대․경남 을숙도․의창군 주남저수지․진도 등지이다.
 우리나라를 찾는 고니 종류로는 고니․큰고니․혹고니 등을 들 수 있다. 고니들은 큰고니 무리들과 섞여 있을 때가 많다. 조용히 노니는 모습이 우아하다. 고니들은 ‘호우 호우’하고 우는데, 큰고니의 울음보다 낮고 부드럽다.  
 이들은 호수․저수지․해안 등지에서 무리를 짓고 살지만, 한 번 짝을 맺으면 평생을 함께 보낸다. 알에서 부화한 뒤에 어른이 되려면 3년이 필요하다. 먹이는 물풀․조개․물고기 따위이다. 몸이 크고, 날개의 길이는 50㎝ 안팎이다. ‘천아’(天鵝)․‘천아아’(天鵝兒)․‘황곡’(黃鵠)․스완(swan) 등이 모두 고니의 별칭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01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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