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를 읽다

악기 19-27, 무릇 돼지를 기르고 술잔치를 벌이는 것

시조시인 2022. 8. 3. 05:35


樂記(악기) 第十九(제십구) 

19- 27 夫豢豕爲酒 非以爲禍也 而獄訟益繁 則酒之流生禍也 是故先王因爲酒禮 壹獻之禮 賓主百拜 終日飮酒而不得醉焉 此先王之所以備酒禍也 故酒食者所以合歡也 樂者所以象德也 禮者所以綴淫也 是故先王有大事 必有禮以哀之 有大福必有禮以樂之 哀樂之分皆以禮終(부환시위주 비이위화야 이옥송익번 칙주지류생화야 시고선왕인위주례 일헌지례 빈주백배 종일음주이불득취언 차선왕지소이비주화야 고주식자소이합환야 악자소이상덕야 례자소이철음야 시고선왕유대사 필유례이애지 유대복필유례이락지 애락지분개이례종).
[무릇 돼지를 기르고 술잔치를 벌이는 것(爲酒)은 이로써 재앙을 만들려는 게 아닌데 옥송이  더욱 바쁜 것은 곧 술의 흐름이 재앙을 낳은 것이다. 이렇기에 선왕은 이어받아 ‘주례’(술의 예절)을 만들었다. ‘일헌의 예’(선비의 향례)에 손님과 주인이 서로 자주 절해서 하루 내내 술을 마셔도 취함을 얻지 못했다. 이것이 선왕의 ‘술 재앙을 대비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주식’(술을 주로 먹는 향례)이란 즐거움을 모으는 방법이다. ‘악’(음악)이란 ‘베풂’을 본뜨는 방법이다. ‘예’(예절)란 엉큼함을 그만두게 하는 방법이다. 이렇기에 선왕은 큰 일(喪事)이 있으면 반드시 ‘예’가 있고 이로써 이를 슬퍼했으며 큰 복(제사)이 있으면 반드시 ‘예’가 있고 이로써 이를 즐거워했다. 슬픔과 즐거움의 분수(제 신분에 맞는 한도)는 모두 ‘예’로써 마쳤다.]
 
 대저 돼지를 기르고 술을 만든 것은 이것을 가지고 재앙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옥송이 더욱 번다하게 된 것은 술의 흐르는 폐단이 재앙을 낳은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선왕이 주례를 만들었다. 일헌의 예에 빈주가 백 번을 절해서 종일토록 술 마셔도 취함을 얻지 못했다. 이거시 선왕의 주화에 대비한 것이다. 그러므로 주식이라는 것은 즐거움을 모으는 것이다. 악이라는 것은 덕을 본뜨는 것이다. 예라는 것은 넘치는 것을 멈추게 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선왕은 대사가 있으면 반드시 예가 있어서 이것을 가지고 슬퍼했으며 대복이 있으면 반드시 예가 있어서 이것을 가지고 즐거워했다. 슬픔과 즐거움의 정도는 모두 예를 가지고 마쳤다.
 즉, 이 절은 선왕이 예악을 설정한 것은 화음을 방지하기 위해서임을 설명하고 있다. 즉, 예악을 제정한 이유를 다른 측면에서 보아, 앞의 절의 보유로 삼았다. 무릇 돼지를 길러(豢: ‘養’과 같은 뜻. 기른다.) 그것을 안주로 삼아 술잔치를 벌이는 것(爲酒: ‘設酒’와 같은 뜻. 술잔치를 벌인다는 뜻)은, 그로 말미암아 화란을 양성하기 위해서가 아닌데, 그러나 옥송이 점점 더 번거롭게 일어남은 어찌해서이겠느냐. 즉 술의 유폐로서(酒之流: ‘류’는 流弊.) 취란상쟁하여 이 화란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왕이 음주의 예를 제정하여 비록 ‘일헌의 예’(일헌지례: ‘선비’의 향례)라고 할지라도 빈주가 서로 자주 절허여(百拜: 100번 절한다는 뜻이 아니고, 자주 절한다는 뜻) 종일토록 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게 한다. 이는 선왕이 술의 화에 대비한 방법이다. 그러므로 주식의 예는 빈주 사이의 즐거움을 합하는 것이지만 거기에 절제가 없으면 덕을 잊고 음란한 데로 빠질 폐단이 있으므로 주식 중에서 주악을 하여 예를 행한다. 그 주악이란 이것에 따라 임금의 덕을 본떠(象德: 임금의 덕을 본받는다는 뜻) 이르 본받는 것이고, 그 행례는 음란한 데로 흐르는 것을 막는(綴淫; ‘철’은 ‘止’와 같은 뜻. 그만두게 하는 것) 것이다. 그런데 예악이란 주식의 예에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예에 이것을 채용한다. 그러므로 선왕은 상사(喪事: 大事)가 있을 때는 반드시 곡읍하는 예를 제정하여 이를 슬퍼하고, 제사(大福: 제사)가 있을 때는 반드시 가무의 예를 설정하여 이를 즐긴다. 그리하여 슬퍼하든지 즐거워하든지 예로써 끝맺게 하는데, 슬퍼하더라도 너무 슬퍼하여 이성을 잃지 않게 하고, 즐거워하더라도 너무 정에 치우쳐 방사하게 하지 않는다.  

[시조 한 수]

예악 설정

김 재 황


선왕이 상사 때는 곡읍 예로 슬퍼하고
제사가 있을 때는 가무 예로 즐겼는데
슬퍼도 너무 깊으면 몸 상할까 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