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시조

연시조 1편

시조시인 2022. 9. 17. 19:13

[내 사랑, 녹색 세상] 편

 

            나전칠기
                              김 재 황



 어둠이 곰삭으면 깊은 밤은 내려앉고
 잠결에 부는 바람 아예 산은 물러앉고
 윤택이 흐르는 숲에 눈을 뜨는 이 정적.

 먹구름 헤집고서 잠시 뵈는 젖은 달빛
 하얀 얼굴 감싸 안고 지난 밤은 서럽더니
 이 아침 걸린 무지개 밝아 오는 내심이여.

 시름을 풀어내는 물결 소리 듣고 서면
 첫울음 첫 미소가 태초 품에 안겨들고
 죽어서 사는 행자목 그 한목숨 태어난다.
                                   (2002년)


  (시작 노트)

 나전칠기(螺鈿漆器)는 옻과 조개껍데기가 어울려서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공예품을 가리킨다. 즉, ‘나전칠기’에서 ‘나전’은, 광채가 나는 작은 자개 조각을 여러 가지 모양으로 박아 붙여서 꾸미는 공예기법을 말한다. ‘나전’이라는 말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사용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자개는 ‘금조개를 얇게 썰어 낸 조각’이고, 금조개가 바로 ‘자개를 만드는 전복의 껍데기’이다. 그리고 ‘칠기’란, ‘칠목기’(漆木器)로, ‘옻칠을 한 나무 그릇’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의 옻은 2천 년의 역사가 있다. 즉, 낙랑시대의 고분과 가야 고분에서도 옻칠의 유물이 발굴되었다.
 나전칠기는 빛살 비침이 좋은 조개껍데기를 얇게 떠서 꽃이나 아름다운 문양을 만들어 붙이고 옻칠로 마감한다. 우리나라의 나전칠기 제작 기술은 중국의 당나라로부터 전래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나전칠기가 성하였고, 도자기의 상감기법이나 금속공예의 입사기법과 함께 고려를 대표하는 공예미술품으로 등장하였다.
 고려 칠기의 특징은, 흑칠(黑漆) 위에 나전․대모와 은사․동사를 박아 넣어 무늬를 만드는 데 있다. 이 시대의 자개는 전복 껍데기를 종잇장같이 얇게 갈아서 썼다. 물론, 소라 껍데기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런 조개류 껍데기를 이렇듯 정교하게 만들어서 사용하는 ‘박패법’(薄貝法)은, 중국 당나라에는 없었다고 한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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