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 기행] 편
가야산국립공원
김 재 황
소중히 큰 소망을 두 손으로 안았으니
이따금 거령맞게 뿜어내는 숨결 소리
상왕봉 더운 머리가 하늘 가슴 파고든다.
스치는 손가락에 산자락이 징징 울면
일상에 찌든 일은 물줄기로 다 흐르고
높직이 비단 펼치는 그 선계의 용문폭포.
햇살을 줍던 바람 겹질리니 거스러미
두견새 울음 물 듯 피어 있던 꽃잎 지고
농산성 달랜 시심도 구름 타고 떠난다.
앉으면 아늑한 곳 누울 자리 살펴보면
머물던 사명대사 긴 선 가꾼 저 홍제암
고독은 귀를 세운다, 물소리에 취한다.
흐르는 능선 따라 갈대들은 몸을 풀고
객쩍게 실바람이 석탑 주위 맴도는데
해인사 천년 세월을 닦고 있는 목탁소리---.
그리움 머금으면 걷잡을 수 없는 불길
갈 곳 잃은 그림자에 홍류동은 가슴 타고
모든 말 잊은 바위만 적막 속에 잠긴다.
가난한 삶 거느리고 깊이 숨은 고갯마루
밤이면 바로 앉아 면벽하는 너의 초상
우두산 우뚝한 뿔이 하늘 밭을 갈고 있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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